SERANG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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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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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968건

  1. 2006.09.14
    가죽 자켓 커스텀 페인팅 - 'Black Armor' 7
  2. 2006.09.11
    나만의 개성을 담은 Jean 만들기! 8
  3. 2006.09.11
    미칠듯이 푸르른 하늘, 그리고 헌인릉 2
  4. 2006.09.05
    요즘의 라이딩 수트 스타일... 12
  5. 2006.09.03
    커스텀 메이드 헬멧 제작 9
  6. 2006.09.02
    한국 할리의 대부 미키 형님과 함께... 4
  7. 2006.08.31
    전국일주를 마치며... 15
  8. 2006.08.29
    전국일주 Day-10 귀환... 16
  9. 2006.08.29
    전국일주 Day-9 부산에서 삼척까지... 2
  10. 2006.08.29
    전국일주 Day-8 제주에서의 마지막... 3
  11. 2006.08.26
    전국일주 Day-7 한라에 오르다! 15
  12. 2006.08.26
    전국일주 Day-6 제주의 바다에 몸을 담그고... 4
  13. 2006.08.24
    전국일주 Day-5 일출봉에 해뜨거든... 6
  14. 2006.08.24
    SerangCast Video No.20 제주도 투어 동영상: 서귀포-성산 6
  15. 2006.08.23
    전국일주 Day-4 빗속으로... 노을속으로... 9
  16. 2006.08.22
    전국일주 Day-3 신비의 섬 제주... 2
  17. 2006.08.22
    SerangCast Video No.19 서울에서 목포까지 동영상 On The Road! 8
  18. 2006.08.21
    전국일주 Day-2 목포에 도착하다. 13
  19. 2006.08.20
    전국일주-Day-1 출발...1번 국도 11
  20. 2006.08.19
    Lock & Load~!!! 6
요즘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밤에는 웬만한 옷으로는 바이크를 탈때 춥게 느껴집니다. 예정보다는 빨리 가죽 자켓을 장롱속에서 꺼내게 되었네요. 사둔 것은 꽤 되었지만 그동안 입지 않고 장롱속에서 잠만 자던 말가죽 라이딩 자켓입니다. 몸에 타이트하게 Fit 되는 디자인으로, 말가죽이라서 길이 들기전까지는 상당히 뻑뻑한, 그러나 진정한 라이더라면 한벌쯤은 있어줘야 하는 클래식 빈티지 아이템이 바로 말가죽 자켓이죠. 그대로 입으면 폭주족 내지는 어정쩡한 스타일이 되므로 역시 커스텀 페인팅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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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용으로 만들었던 메쉬 가죽 자켓의 경우 가죽 패치를 만들어 붙이는 방식을 취했지만, 이옷은 안감을 해체했다가 붙이기가 어렵고 가죽도 두꺼워서 아예 모두 페인팅으로 마무리 하기로 결정합니다. 먼저 오른팔뚝 위에 맷블랙의 심볼 크로스를 그려넣고 라이딩 모토인 'RIDE LIKE A DEVIL, FEEL LIKE AN ANGEL'을 각각 양 팔에 나눠서 그려넣었습니다. 필기체가 아닌 이런 똑떨어지는 글자체는 세필을 이용해 프리핸드로 그려넣기가 무척 힘들지만 완성후 뿌듯함은 스텐실 기법등을 이용한 것 보다 훨씬 더합니다. 오른쪽 가슴에는 맷블랙의 로고 윙과 제 개인 심볼인 '엔젤 & 데빌' 윙을 나란히 그려넣었고 앞쪽 여밈지퍼를 따라 역시 제 개인적인 생활 모토인 'Do Somthing, Make Anything, Try Everything. It's My Life!'를 써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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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옷은 사실 아직 미완성입니다. 왼쪽 가슴에 마크 하나를 더 그려넣을 예정이고 등쪽에 큼직한 그림을 그려넣을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등쪽에 그려넣는 그림이 키포인트인데, 이는 야간에 뒷쪽에서 따라오는 운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켜 안전을 도모하는 기능까지 더하므로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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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가을에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멋을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Jean일겁니다. 편하게, 쉽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빈티지한 멋이 나는 Jean은 진정한 사나이들의 옷이라고도 할 수 있죠. 오죽하면 부두 노동자들이 입던 Jean에서 '블루칼라'라는 노동자 계급을 칭하는 말이 나왔을 정도니까 말이죠.

문제는 수많은 Jean이 있겠지만 유행도 좀 타는 편이고 언뜻 보아서는 다 그게 그거같아 보인다는 것이 Jean을 입으며 멋내기가 힘든 점중의 하나입니다. 굳이 멋을 내겠다기 보다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싶은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라며 저만의 Jean을 만드는 과정을 한번 공개해 봅니다.

Jean하면 뭐니뭐니해도 빈티지한 느낌이 진정한 멋이라고 하겠습니다. 흔히 '구제'라고 부르는 옷들도 있지만 이렇게 손이 많이 가게 되면 가격이 비싸지게 되어 구입할때 망설여지죠. 저 같은 경우엔 기본 디자인과 색상이 맘에 드는 싼놈을 사온뒤 직접 리폼해서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자켓은 기본 디자인이 워낙 빈티지해서 이 느낌을 더욱 살려보기로 합니다.

일단 팔 부분을 거칠고 과감한 느낌으로 찢어진 효과를 주기로 합니다. 가위로 적당한 부위를 쓱쓱 잘라낸뒤, 거친 사포로 절단면을 삭삭~ 문질러주면 올이 풀리고 닳으면서 자연스러운 효과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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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옷 그대로는 아직까진 나만의 옷이라는 느낌이 별로 없으므로 커스텀 페인팅을 통해 느낌이 살아나게 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문구나 색깔, 그림등을 그려넣는 것 만으로도 옷의 가치가 달라지죠. 이번 경우에는 평소 멋진 글귀라고 생각해왔던 'Life Is Random(인생은 예측할 수 없다)'라는 문구와 'Do!'라는 글귀를 앞쪽에 써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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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쪽에는 한자로 제 사인이자 심볼로 사용중인 '물결 랑'자를 쓰고 아랫쪽에 풀네임을 적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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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바지입니다. 정말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본 디자인에 가격도 저렴한 리어카표 만원짜리 청바지입니다. 바지 양측면의 재봉선을 따라 검정색 스트라이프를 넣고 해적깃발을 그려넣는 것이 이번 커스텀 페인팅의 컨셉입니다. 색상은 일부러 흑백대비만을 사용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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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골무늬가 패션계에 인기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패션 아이콘화 되다보니 오히려 그런 옷들은 입거나 사기가 꺼려지더군요. 해골하면 뭐니뭐니해도 가장 널리알려지고 정통성을 가진 해적들의 깃발 'Jolly Rogers'아니겠습니까? 아울러 해골을 그려넣은 제 의도 또한 영문으로 상단에 적어 넣습니다. "해골은 악마의 상징이 아니다. 해골은 인간의 몸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바지 뒷쪽에는 포켓을 흑백 대비로 색칠을 하고 최근 제가 상징으로 도안한 천사와 악마의 날개가 합쳐진 Angel & Devil 윙을 그려넣었습니다. 이 윙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앞으로 제가 만드는 물건이나 그림등에 자주 사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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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의를 매칭해봤습니다. 바지의 오른쪽 스트라이프 부분에 써넣은 글귀는 '인간 삶의 근본은 전쟁의 역사이다!'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해서 저만의 생각과 주장이 담긴 옷 한벌이 완성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시간 나실때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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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한번 오고 나더니 날씨가 선선하다 못해 다소 춥게 느껴질 정도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찌는듯한 뙤약볕 아래서 땀 뻘뻘 흘리며 동해안 해안도로를 달리던 것이 불과 일주일쯤 전인데 갑자기 변해버린 날씨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지네요. 요즘 일이 하나 들어와서 밤을 새던중 창밖에 날이 밝아오는데 완전히 사람을 홀려버릴 듯한 멋진 하늘이 펼쳐지네요. 전국일주후 더욱 증세가 심해진 도화살이 하늘끝까지 뻗쳐버려 결국 오후에 바이크를 타고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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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가진 못하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몸으론 바람을 맞고 귀로는 바이크의 머플러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양재역을 지나 성남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곳, 바로 헌인릉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잡지사를 할때 마감 증후군에 의한 폐인모드가 극에 달하면 종종 찾던 곳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근 5~6년 만에 다시 찾은 것 같습니다. 헌인릉은 헌릉과 인릉을 합쳐 부르는 말로 헌릉은 조선 3대임금이신 태종과 원경왕후를, 인릉은 조선 제23대 순조임금과 순원왕후를 모신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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릉에 들어서면 먼저 정자각과 비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사를 모시는 정자각은 댓돌마당이 있는 열린공간이며 시원하고도 기품있는 맞배지붕에 방풍널이 둘러쳐져서 위엄을 자랑하며 옆의 비각은 훌쩍 날아갈 듯한 팔작지붕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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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법도에 의해 만들어진 집이라서 평방위에 공포를 많이 쌓지 않은, 즉 필요없는 사치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기품있어 뵈는 조선시대 궁중 건축물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사면 어느방향에서 봐도 주변 산세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우리 전통 건축물은 제가 항상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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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칠이 되어 있는 방풍널입니다. 맞배기와 지붕과 더불어 이 집의 듬직한 멋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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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루와 추녀마루의 잡상들입니다. 액을 쫒는 의미로 흙을 구워만든 원숭이를 비롯한 동물들의 상을 세웁니다. 막새기와는 궁에서만 사용하는 용과 봉이 새겨진 기와가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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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우리 한옥에서 가장 좋아하는 요소중의 하나가 바로 문과 창입니다. 격자문살의 지극한 아름다움은 르네상스 시대의 휘황찬란한 문과는 다른 의미에서의 아름다움을 선사해 줍니다. 문고리를 걸어 놓은 전통 자물쇠의 투박하고도 튼실한 맛이 그리 좋을 수 없어서 한참을 바라보고 만지작 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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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서민들의 살림집은 꾸불꾸불 제멋대로의 능청스런 서까래가 맛이지만, 궁의 건축은 그와는 다릅니다. 엄격한 격식과 형식미 속에서 쌀짝 살짝 빈틈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조상들이 보여주는 격식과 절제, 여백의 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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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왔을때는 소나무 가지를 툭툭 잘라 만든 계단이어서 상당히 운치가 있었는데, 최근에 계단 보강대를 교체한 모양입니다. 능으로 올라가는 길이 눈을 참 즐겁게 해주었더랬는데, 그 맛이 좀 덜해졌습니다. 그래도 병풍처럼 늘어선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정취는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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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릉입니다. 나란히 모셔진 태종과 원경왕후의 능은 최근 제한적으로나마 일반인들의 관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봉분을 둘러싸고 양과 호랑이, 말의 형상을 한 석물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 역시 액을 쫒는 의미입니다. 상석 앞으로는 문신석과 무인석이 든든하게 임금을 호위하고 있는데, 조선 초기 양식인 헌릉과 후기에 해당되는 인릉의 석물을 비교해 보는 것 역시 헌인릉을 돌아보는 방법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헌릉의 무인석은 고려시대의 갑옷 양식을 미뤄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복식은 원주(투구)에 미늘형의 명광개, 또는 호애갑을 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굴의 묘사가 형식적이지 않고 상당히 현실적인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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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석의 뒷모습입니다. 허리를 보호하는 갑상을 차고 있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며 투구의 근철장식도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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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라고 해서 무덤만 덩그러니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다릅니다. 배수를 위한 작은 도랑길은 그 자체로 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보이는듯 보이지 않게 흐르는 물에 비치는 하늘은 한손으로 퍼내고 싶을 정도로 푸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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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도 여름의 끝자락을 못잊어 하는 태양의 따가움을 다 막아주진 못합니다. 나무와 나무틈을 비집고 들어오며 빛의 길을 내는가 하면 어떤 벌레의 배를 채워줬을 나뭇잎의 벌레먹은 구멍 사이로도 어김없이 햇살은 그 눈부신 광채로 쏟아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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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교차가 많이 나는 시기가 돌아옵니다. 이런 날씨는 바이크를 탈때 다소 고민되는 날씨죠. 낮에는 너무 더워서 긴팔이나 라이딩 자켓을 입기가 부담스럽고, 밤에는 쌀쌀해져서 바람 맞으며 달리다 보면 춥게 느껴질 정도이니 말이죠. 이런 날씨에는 역시 가벼운 긴팔 면 티셔츠에 바람이 잘 통하는 반팔 매쉬 가죽자켓을 매치하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만든 헬멧과 매치하기 위해 복장을 고르다보니 이런 조합이 나왔네요^^ 사진은 헬멧때문에 찍은건데 정작 옷에 관한 포스팅이 되어 버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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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터를 완성하기도 전에 이미 헬멧을 하나 만들어 두었다는 말과, 그리고 얼마전에 바로 그 헬멧을 도둑 맞았다는 이야기를 한바 있습니다.
어차피 헬멧은 하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가장 클래시컬 하면서도 진정한 쵸퍼 스타일을 만들어 주는 빈티지 헬멧을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할리나 쵸퍼를 타는 사람들은 흔히 '반모'라 불리우는 바가지 처럼 생긴 하프 페이스 헬멧을 많이 쓰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스타일이나 느낌이 싫어서 정통 클래식 헬멧인 빈티지 스타일의 오픈 페이스 헬멧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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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두상은 서양인과 달라서 이런 오픈 페이스 헬멧을 쓰면 완전히 '꿈동산 스타일'이 되기 때문에 헬멧들중 가장 작은 사이즈의 헬멧을 구입한뒤 내부 쿠션들을 모두 제 얼굴 형태에 맞추어 다시 만들어 아주 타이트하게 들어맞는 스타일로 변형했습니다.
아울러 고글 착용이 용이하게 측면 곡선을 좀더 안쪽으로 파이게 가공했고, 눕다시피 타야하는 라이딩 자세에 맞춰 뒷목 부분도 좀더 파내서 착용감을 좋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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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헬멧의 재질은 FRP로 만들어져 있는데, 앞서 말한대로 제 편의대로 형태를 가공한뒤 검정색 레자를 씌워 좀더 빈티지한 느낌이 나게 했습니다.
표면은 사포로 살살 갈아서 낡은 느낌을 내주었고 아크릴 컬러로 커스텀 페인팅과 레터링을 했습니다.
헬멧의 왼쪽에는 라이딩 모토인 In Black We Trust. Ride Like A Devil, Feel Like An Angel. Made In Hell! (어둠속에서 우린 믿는다. 달릴때는 악마처럼, 그러나 마음은 천사와 같이. 지옥속에서 만들어 지다)을 써넣고 아랫쪽엔 제 이름과 제작일을, 오른쪽에는 요즘 제 삶의 모토인 I was never less alone than when by myself.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나는 혼자있을때 가장 외롭지 않았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를 써넣었습니다.
아울러 헬멧 양 중앙에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심볼과 제 이름 마지막 글자 이니셜을 한문으로 써넣고 헬멧 뒷쪽엔 피스톤 그림과 Piston Power를 써넣었죠.
사진에선 다 흰색 글씨와 그림처럼 보이지만, 이건 플래시를 써서 찍은 사진이라서 그렇고, 글씨가 아닌 그림들은 모두 그레이 톤으로 색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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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밤에 일을 보고 집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습니다. 맷블랙 바이크중 제 랩터와는 형제뻘인 바이크 백신스키가 공덕동 로터리에서 고장이 나서 서있다는 겁니다. 제가 지나가는 것을 봐서 전화가 온거죠. 남일 같지 않아서 얼른 가보니 배터리가 방전되고 제네레이터에 약간의 문제가 있더군요. 응급처치해서 일단 저희 건물 지하주차장에 랩터랑 나란히 놓고 기념사진(?) 한방 박았죠^^ 원래는 백신스키가 먼저 만들어진 것인데, 랩터 완성후 백신스키가 리모델링을 하며 랩터의 디자인을 많이 이어받아 서로 아주 닮은 꼴 바이크가 되었습니다.

어젯밤에는 역시 저와 같이 리어쇼버가 없는 리지드 프레임을 타시고 한국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매니아들중 전설적인 인물인 미키 형님의 호출을 받고 함께 밤공기를 쐬었습니다. 잠실 석촌호수변에 서있으니 밤공기가 아주 좋더라고요. 왼쪽분이 바로 미키 형님입니다.

원래는 무척 깐깐해서 할리가 아니면 상대도 안하는 것이 할리 매니아들의 특성인데, 미키형님은 그 나이만큼이나 연륜이 쌓여서인지 "리지드 프레임에 불편한 포지션 감수하는 놈이면 같이 탈만 하다!"라며 흔쾌히 라이딩 프렌드를 해주시는 분입니다.

저녁으로는 맛있는 토마토 소스의 해물 스파게티를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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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들어오는 길에 지나게 되는 제 랩터의 제작장인 맷블랙 개러지에 잠시 들렀을때 입니다. 하루종일 자동차들 틈에서 달리느라 얼굴이 흙먼지와 매연에 뒤덮여 새카맣게 된 몰골입니다.

개인적으로 10여년을 꿈꿔오던 바이크로 도는 전국일주 프로젝트를 끝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모터크로스 선수를 하며 파리-다카르 랠리의 바이크 부문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돈으로 1억이 넘는 참가경비가 필요하다는 정보에 꿈을 접었던 이후 현실가능한 바이크 투어로 꾸어왔던 프로젝트가 바로 전국일주였습니다. 바이크가 완성된후 약 4주간 나름대로 이번 전국일주를 위해 가능한 빨리 바이크가 제 몸에 익도록 하기위해 하루에 두시간 이상씩을 타는 나름대로의 훈련도 했고, 커스텀 바이크인지라 도중에 고장이라도 나지 않도록 일부러 테스트 주행을 겸하며 미리 트러블들을 잡아내기도 했던 것 역시 바로 이번 전국일주 투어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전국을 두바퀴로 달리며 느낀 것은 역시 아직도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타지 않은 좋은 곳이 남아있다는 사실과 반면에 아주 좋았던 곳이 사람들에 의해 볼썽사납게 변해버린 곳도 많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기간중 겨우내 햇빛을 못봐서 백옥같은(?) 피부를 유지하다 홀랑 태워먹었다는 것과 체력도 조금 늘어난 것 같고 무엇보다 그동안 조금은 루즈해졌던 제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성과였던 것 같습니다. 말이 쉽지 타기 편한 승용차도 하루에 9시간식 운전을 하면 몸이 아파오는데 리어 서스펜션도 없는 힘든 자세의 쵸퍼를 타고 바람과 매연을 맞아가며 하루에 9시간씩 뙤약볕 아래에서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매일매일이 제 인내력을 시험하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사실 열흘이라는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전국일주를 하기에 결코 긴 시간도 아닙니다. 정말 보고 싶은 것들을 모두 보고 다니고 싶었던 곳을 다 돈다면 한달, 아니 1년을 다녀도 모자랄 것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뱃길로 다녀오느라 빼먹을 수 밖에 없었던 남해안 코스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해서, 만일 기회가 된다면 가을쯤 해서 한번 더 다녀오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마지막날 서울로 올라오면서는 정말 너무 힘들다는 생각에 빨리 집에 들어갔으면...하는 생각이 굴뚝같았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지난 열흘이 마치 꿈만 같이 느껴지는 것이 또다시 바람처럼 떠돌고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네요. 열흘간 서울과 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부산, 경상남도, 경상북도, 강원도를 거쳐 다시 서울로 들어오며 총 2400여 Km를 달렸습니다. 서울-부산까지가 500Km쯤 되니 편도로 5번쯤을 달린 셈입니다만, 직선에 편한 고속도로와는 달리 구불구불하고 좁으며 바닷가와 시가지, 산간지형등 변화무쌍한 국도를 달리는 것은 자동차로 치자면 5000Km정도를 달린 것과 맞먹는 느낌입니다.

이미 대학1학년때 1주일 간의 도보 배낭여행으로 완도와 보길도까지 다녀온 경험이 있긴 하지만, 이번 여행은 제게도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다. 비록 힘들고 다소 무리스러운 일정이었지만,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해나갈 일들과 또다른 여행 역시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 여행기를 보며 부러워하고 자유로운 제 모습을 부러워 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딱 두가지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꿈꾸는 것은 실행을 할때 더욱 큰 꿈을 꾸게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중한 것들 중 무언가 한가지를 포기하거나 잃었을때만 얻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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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날이 흐리고 비가 오던 어제완 달리 오늘은 지나칠 정도로 날이 좋아 조금 따갑게 느껴지는 날씨입니다. 몸살기운 때문인지 10시를 넘어 일어난 탓에 이런저런 준비하고 짐을 챙겨 나와 한시간 정도 달리니 강릉에 도착합니다. 마침 점심때라서 역시 인근의 기사식당에서 막국수 한그릇을 먹는데 양도 많고 맛도 좋아 후룩후룩 배불리 먹었습니다.

강릉에서 서울을 가기 위해서는 일단 대관령을 넘어야 합니다. 바이크로 가는지라 고속도로는 타지 못하기 때문에 대관령 옛길을 타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계속 바닷길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산길을 만나니 기분도 색다르고 시원해서 좋습니다. 가다보니 마치 비밀기지 처럼 보이는 근사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더군요. 랩터의 비밀 발진 기지같은 느낌이 물씬 납니다^^

대관령을 넘는 도중 만난 서울에서 강릉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중이라는 50cc 바이크 매니아들입니다. 강릉까지 오는데 2박 3일이 걸렸다는군요. 불편한 바이크를 타는 저도 저지만 50cc바이크로 "왜~앵~" 거리면서 강릉까지 온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관령 정상을 넘고 나면 보이는 풍력발전소입니다. 오늘 이스트맨님 블로그를 보니 얼마전에 이곳에 다녀오신 것 같던데^^ 저도 그 휴게소에 들렀었죠~.

강원도의 길은 길이 꼬불꼬불 험한대신 주변의 산과 마을풍경이 넉넉한 마음을 갖게 만듭니다. 삼척을 출발한지 네시간... 강원도의 모습이 눈에 익숙해집니다.

드디어 서울 이정표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양평지나면 곧 서울이죠. 결국 7시 경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을 떠난지 10일만에 서해 내륙지방과 제주도, 부산과 동해안, 강원도를 거쳐 전국일주를 마쳤습니다. 어느덧 스로틀을 당기던 손에는 굳은살이 박혔고 온몸의 뼈마디 마디, 근육마다 안아픈 곳이 없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답글로 격려해주시고 좋은 정보들 올려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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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피곤한 몸을 설봉호의 2등 6인 침대칸에서 보내고 12시간만에 부산에 도착합니다. 눈을 뜨자마자 밖을 내다보니 새벽 바다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오늘의 여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알려줍니다.

비가 오는 가운데 부산항에서 달리기 시작해 광안리를 거쳐 해운대에 도착합니다. 왼쪽 사진에 광안대교가 보이는데 전 저 다리가 자동차 전용도로인줄도 모르고 바이크를 타고 넘어 버렸죠. 나중에 통행료를 받는 아주머니가 눈이 똥그래져서 묻더군요. "여기 자동차 전용도로인거 몰라쓰예?" 오른쪽 사진은 해운대입니다.

해운대를 비롯한 동해안쪽 해수욕장들은 오늘이 폐장일입니다. 수도없이 모래밭에 늘어섰던 파라솔들이 하나둘씩 뽑혀 나가고 사람들의 수영을 금지시켰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바다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흐린탓인지 오늘 해운대의 파도는 제법 시원해 보입니다. 해운대에서 한두시간 가량을 보내다가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오늘 부산에는 비가 종일 내릴거라 합니다. 원래 부산에서 하루 묵고 가려했지만 비소식에 어쩔 수 없이 출발을 합니다. 뭐 부산은 그동안 수도없이 왔다간 곳이라 크게 아쉽진 않았습니다만...

부산에서 기장군-울산-포항까지 가는 세시간 내내 비가 절 괴롭힙니다. 쵸퍼의 특성상 앞 뒤 바퀴에 휀더가 없기 때문에 앞뒤에서 빗물이 얼굴을 때리고 옆에 차라도 지나가면 빗물을 흠뻑 뒤집어 씁니다. 빗물에 쫄딱 젖어 으슬으슬 떨리는 몸을 덥히고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국도변에 있는 한 기사식당에 들어갑니다. 처음가보는 곳, 먹을 것이 마땅치 않을때는 그 지역의 기사식당이 최고입니다. 뜨끈한 추어탕 한그릇을 먹고 나니 그 사이 비도 그치고 몸도 살 것 같습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다시 출발입니다.

동해안을 따라 나 있는 7번 국도를 타고 달립니다. 바닷가를 따라 나있는 길이라 동해안의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다 지나가게 됩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영덕을 조금 지나 나오는 작은 시골 포구에 멈춰 섭니다. 파도가 높아 오늘은 고깃배들이 출항을 못하고 부두에 매여 있거나 아예 백사장으로 배를 올려놓았죠. 지친몸을 쉬어 가기에 적당한 곳은 역시 유명 관광지들 보다는 이런 곳입니다.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7번 국도입니다. 길이 좋지않고 법적으로는 구간마다 간혹 2륜차의 진입을 금하는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이 있는 것이 불편합니다만 동해안을 타고 오르는 길로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도대체 일반국도에 자동차 전용도로를 만들어 놓는 윗대가리들의 심뽀를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달리다가 울진을 지나 삼척에 이르자 날이 캄캄해져 하루 묵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바닷가에 가보니 멋진 바위해변을 밤에도 조명을 밝혀 두어 관람이 가능합니다. 관광도 좋지만 오늘은 계속 비에 시달린 탓인지 몸이 으슬으슬하니 몸살기운이 느껴져 일찍 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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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대로 보내기가 아쉽고 마침 밤바다를 보고 싶어서 지난번에 갔던 협제 해수욕장을 새벽에 다시 찾아가 봤다. 낮과는 달리 밤바다는 지극히 고요한 가운데 파도 소리만이 리듬을 타며 들려왔지만 몇군데의 가로등 덕분에 여전히 맑은 물은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침내 제주에서 보낸 6일째이자 제주를 떠나야 하는 오늘, 일찌감치부터 반드시 가보리라 생각한 몇군데를 마저 둘러보고 가기로 합니다. 그 첫번째는 516도로에서 남조로로 이어지는 1112번 산록도로입니다. 양옆으로 거대한 삼나무 숲이 펼쳐지며 마치 배틀 오브 벌지의 한장면이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비가 촉촉히 오는 가운데 몸은 비에 젖어가고 마음은 운치있는 길의 정취에 흠뻑 젖습니다.

이 길을 지나다보면 절물 자연휴양림을 만나게 됩니다. 잠시 들러보았는데 가족단위로 와서 쉬고 가기엔 좋을 것같았지만 휴양림이라기엔 조금 면적이 작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매캐한 자동차 매연냄새가 아닌 숲의 냄새에 머릿속이 평온해지고 각종 기생식물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남조로를 타고 조금만 가다가 왼쪽을 보면 낯선 느낌의 거석들이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로 현재도 계속 조성중이며 2020년에 완전히 완료될 예정이라는 제주 돌문화 공원입니다. 물론 지금도 박물관과 야외전시장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미리 공언하자면 제가 다녀본 곳중 제주에서 최고의 관광지를 꼽으라면 바로 이곳을 꼽게 될 것 같습니다.

이 공원은 제주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각종 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시해놓은 곳으로 일반적인 전시장이나 박물관 같은 곳들과는 달리 완벽한 자연친화적인 전시방식이 눈에 띄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하며 가장 안타까왔던 것은 아름다운 경치가 있던 곳이 각종 유흥시설로 뒤덮히고 중요한 문화재들은 모두 콘크리트 건물속으로 들어가 있어 찾아보기 힘들고 흥취가 덜해지는 것이었는데, 이곳은 그 흔한 음료 자판기 하나까지도 완벽하게 감춰버리는 멋진 센스를 발휘하고 있는 곳입니다. 즉, 처음 이곳에 들어서게 되면 제주도 전통 초가집이 있는 마을 한곳에 들어서는 느낌을 받게 되며 모든 전시물은 그 초가집들 내부에 전시되어 있으며 야외 전시물은 마치 오래전부터 바로 그곳에 있었던 것 처럼 자연스럽고 원래 용도에 맞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주의 울창한 원시림속에 마련된 관람길을 따라 슾속에서 각종 조각들을 만나본뒤 숲을 빠져나오면 제주에서 발견된 30여기의 모든 돌하루방을 만나볼 수 있으며, 조그마한 연못이 있는 갈대밭이 눈을 편안하게 합니다.

장장 30만평의 부지위에 들어선 이 광활한 돌문화 공원은 나중에 완전히 조성이 끝나면 무려 100만평의 거대한 생태공원이 될 것 이라고 하며, 민/관 합동으로 조성되고 있는 이 공원은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획력이 빛나는 공원이고 현재는 관광객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5년이내에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제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서 보고 오세요.(제대로 둘러보려면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산악지대에서 다시 제주시로 빠져나와 제주항으로 갑니다. 고깃배들이 들고 나는 수산물 공판장이 있는 쪽을 가니 어부 분들이 그물과 낚시, 배를 손질하느라 분주합니다. 배가 들어와서 잡은 고기를 공판장에 내놓더니만 이내 다시 바다로 길을 재촉합니다. 이런 배들이 수도없이 드나드는 이 공판장 옆에 제주도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점인 물항식당이 있습니다. 물회종류와 고등어, 갈치조림이 이집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 물회 한그릇 먹고 나왔습니다.

어느덧 해가 또다시 뺨을 때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 7시 10분에 제주를 출발해 부산에 다음날 아침 7시에 도착하는 설봉호를 타기로 합니다. 이 배는 원래 금강산 관광용 배라서 배가 아주 크고 시설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바이크를 배에 실을때는 배가 요동칠때 넘어가지 않도록 묶어주는 타이다운 과정을 지켜서서 잘 살펴봐야 바이크가 상하지 않습니다.

떠나며 바라본 제주항입니다. 제주에서 지낸 6일은 무척이나 즐거웠고 기억에 남습니다. 열심히 제주 구석구석을 돌아보려 했지만 아직도 못가본 곳이 많고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의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기회가 된다면 겨울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슴 한켠에 꾸욱 눌러 담으며 제주항을 떠나 부산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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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온지 이제 만 일주일. 아침에 일어나면 하늘을 확인하는 일은 이제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다행히도 오늘 제주는 아주 맑게 개어서 한라산을 오르는데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제주도에 와도 맑은날에 한라산을 오르기 힘들다는 제주 사람들의 말처럼 아무래도 오늘은 행운의 날이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라산에 오르기 위해 제주시에서 유명한 도깨비 도로쪽으로 접어들면 일반국도 99번, 이른바 1100도로가 나타납니다. 1100도로는 말 그대로 한라산 중턱인 해발 1100고지까지 올라갈 수 있는 도로로, 한라산의 동쪽을 관통하는 516도로와 더불어 한라산 서쪽 허리를 지나갑니다. 길이 경사가 가파르고 굽이가 심해서 사고도 많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들은지라 조심조심 접어들었는데 사방을 뒤덮은 전나무와 삼나무에 압도 당하고 말았습니다. 해안도로와는 또다른 멋과 분위기로 마치 유럽의 숲속을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멋진 도로입니다. 제주시로 돌아갈때는 516 도로를 탔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제주마 방목장이 있어서 그런지 말이나 소가 아무렇지도 않게 도로위로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사슴이나 노루등의 야생동물도 많아서 운전할때 조심해야 합니다. 한라산에는 유난히 까마귀가 많습니다. 덩치도 엄청나게 커서 몸통이 고양이 만한 까마귀들이 곳곳에서 울어댑니다. 제가 산행코스로 잡은 루트는 한라산을 오르는 네개의 루트중 영실코스입니다. 가장 짧은 코스이고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까지 오르진 못하지만 절경중의 절경이 펼쳐지는, 관광객들에게 주목받진 못하지만 진짜 멋진 코스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허위허위 오르다보니 까마득한 절벽에서 한가로이 배를 채우고 있는 사슴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목이 타면 시원한 약수도 마시고 말이죠.

영실기암들의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까마득한 절벽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압도해 버립니다. 어림잡아 눈대중으로 보아도 직벽의 높이가 200~300m는 되보입니다. 비가 올때는 이 절벽의 곳곳이 폭포로 변해버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영실기암의 측면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한라산 자락을 따라 곳곳에 솟아있는 제주의 오름들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1100고지에서 출발해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1시간 30분 정도...해발 1600고지 정도가 되면 이제 슬슬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이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합니다. 발아래로 흐르는 구름과 굽어 보이는 제주와 바다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한라에는 등산로 곳곳에 야생화초들이 천지입니다. 종류도 많고 하나같이 고유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서 이 꽃들만 보아도 한나절은 충분히 보낼 수 있을겁니다.

높이 오를 수록 나무들의 키는 작아지고 고사목과 주목들이 나타납니다. 먼 옛날, 한라가 뜨거운 용암을 토해내다가 갑자기 굳어버린 용암 덩어리들이 곳곳에 나타나며 마침내 한라의 주봉이 그 위용을 드러냅니다. 막상 주봉을 눈앞에 두고 보니 마저 오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산행은 해발 1700 고지까지만 허용이 됩니다. 한라산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 산길이 막힌지 15년이 넘었다고 하네요. 현재 백록담에 오를 수 있는 코스는 2개뿐입니다. 이 거대한 산에 오르고 나니 이번엔 더 거대한 구름이 마치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모습으로 버티고 서있습니다. 대자연의 권능앞에 절로 머리가 숙여지는 모습입니다.

1700고지에서 앉아 주변을 한참 바라봅니다. 올라오는 길은 제법 경사가 심하고 돌계단이라 중간에 몇번 쉬어야 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의외로 1650 고지부터 마지막 50여 미터는 마치 넓은 초원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 위에 다시 백록담이 있는 주봉이 우뚝 솟아 있지요.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이 넓은 곳에 30여분 동안 거의 저 혼자 있다시피 했어요. 행복했습니다^^

사실 아래 소개한 펜션에 지내는 동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기에 제대로 포스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핸드폰을 노트북에 연결해 모뎀속도로 로그를 작성하고 있지요. 로그쓰기 전에 저녁을 먹었는데, 그동안 비싸고 혼자 먹기에는 2인분 이상만 팔아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그러나 너무 먹고 싶었던 갈치조림을 먹었습니다. 싱싱한 제주 은갈치 한마리를 온전히 잡아 무와 감자, 대파를 썰어넣고 매운 양념으로 조려낸 갈치조림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이 맛있었습니다. 제가 꼬맹이였을때도 갈치는 너무 비싸서 어머니께서 정말 큰맘을 먹어야 갈치 한토막 사오셔서 이렇게 조려주시곤 했는데, 바로 그때 그맛이었습니다. 내일은 그동안 머물렀던 제주를 떠납니다. 더 봐야할 것도 있고 머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냥 눌러앉을 수 만은 없는데다가 주요 관광지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아 여유로운 관광이 되지 못할듯하여 미처 못돌아본 곳들은 겨울에 한번 와서 보고싶습니다. 나갈때는 완도로 나가 남해를 거쳐 동해로 갈지, 아님 곧바로 부산으로 가서 올라갈지 아직 결정을 못했습니다. 내일 제주항에 나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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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은 한라산을 오르려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하늘을 확인하곤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거대한 먹구름이 제주 전역을 덮고 있었고, 특히나 한라산은 완전히 구름에 가려 보이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들어보니 한라산에 비가 많이 와서 등산객들이 굉장히 고생했다는 후문입니다. 약간 아쉽긴 하지만 그동안 하루에 6~9시간씩 바이크를 타는 강행군을 해온지라 몸도 좀 힘들고,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동안 정작 해수욕장에 느긋하게 있었던 적은 없었기에 숙소에서 멀지않은 협제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의 해수욕장으로 중문 해수욕장을 많이 찾는다지만, 실제로 제주에서 가장 좋은 해변중의 하나가 바로 제주시에서 차로 약 40분 가량 걸리는 협제 해수욕장입니다. 물이 맑고 모래가 고우며 해안 바로 앞에 있는 비양도까지... 작지만 아주 예쁘고 깨끗한 해수욕장입니다. 날이 흐려서 사람도 많지않아 좋았고 한시간 정도 바다에 몸을 담갔다가 해변에 앉아 약간 태닝을 했습니다. 뭐 볕이 안좋아 그다지 타진 않았어요^^

해수욕장에서 만난 바이크를 타고 여행을 온 예쁜 학생 커플입니다. 핑크색의 스쿠터가 눈에 쏙 들어왔는데, 부산에서부터 들어왔다고 합니다. 둘다 아주 착하고 바이크를 좋아하는 예쁜 커플이었습니다. 혼자 여행하며 그다지 외롭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이 커플은 조금 부러웠습니다^^

세랑월드에 간혹 찾아오는 블루님의 본관이 바로 제주도랍니다. 블루님의 사촌형님이 운영하시는 펜션이 있다면서 소개를 해줘서 묵어가기로 했습니다. 예쁘고 깨끗한 오렌지 힐이란 이름의 펜션으로, 방값도 깎아 주시고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다만 좋은 방 주신다고 신경써주신 것이 침실에 웬 커튼이... 혼자 여행하는 시커먼 남정네가 저 커튼치고 무슨 분위기를 잡으란 말입니까!

오늘 최고의 수확은 바로 이것입니다. 제주도에서 막 잡은 한치를 이용해 만든 이른바 '한치 물회'입니다. 마치 냉면처럼 먹는 회로 국물도 냉면 육수와 맛이 비슷합니다. 너무 맛있어서 후룩후룩 금새 먹어치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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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들어온 것도 어느덧 3일째입니다. 어차피 첫날은 밤에 도착해서 잠만 잤으니 실질적으로는 이틀째라고 해야겠네요. 어제 서귀포에 도착한뒤 오늘은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을 거쳐 제주도의 남은 해안 구간인 동쪽해안을 마저 돌아 제주시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제주도의 외곽을 완전히 한바퀴 도는 셈이 되죠. 아침에 숙소에서 바라본 서귀포항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섭지코지입니다.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각광을 받아서 그런지 제가 다녀본 곳중 가장 사람이 붐비고 장사속도 밝은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좀 그냥 두면 안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곳이었지만, 풍광은 정말 절경이었습니다. 사진을 많이 올리고 싶지만 곳곳에 꽃무늬 양산쓴 아주머니들과 닭살행각을 일삼는 커플부대들 때문에 이 한장의 사진만을 올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시길...

섭지코지의 입구를 나오다가 만난 녀석입니다. 제주마 한필이 제 애마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라구요. 한때 말을 타고 오름을 달리는 제주도에서의 모습이 제 로망이었던때가 있었는데, 비록 생명이 있는 녀석은 아니지만 이제 저도 저만의 말 한필을 몰고 제주의 오름을 달리는군요. 오른쪽 사진은 나름대로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지만 기대에 못미친 신영 영화박물관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나 JSA같은 제가 참여해서 이미 잘 알고 있는 의상이나 소품들이 여기에 전시되어 있더군요. 보통 사람들은 충분히 재미있게 볼수도 있겠지만 입장료도 비싸고, 무엇보다 제가 만들었거나 제작에 참여한 작품들과 소품들이라고요! 그걸 돈내고 봐야 하나니...흑흑~

저를 비롯한 관광객들에게 제주는 환상이자 신비의 섬이지만 이곳에 사는 분들에겐 역시 그저 삶의 터전이 바로 이곳일 것입니다. 관광객들의 표정과 옷차림과는 달리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시는 어부와 해녀분들을 보며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하시는 모습을 한참 쳐다보게 되더군요.

역시 유명한 곳이 아닌 곳에는 관광객들의 출입을 막는 쇠사슬이나 말뚝이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파제가 또 나오는데 어제 들렀던 곳보다 경치나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파제에 혼자 앉아 한참을 바닷바람 맞아가며 땀을 식히고 머리를 식힙니다.

제주도에 300여개나 넘게 있다는 '오름'은 올라가라고 있는 곳. 역시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 전 더 좋습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오름에서 5시간을 넘게 달린 랩터의 엔진을 잠시 식혀줍니다.

제주도 해저에서 부글부글 긇고 있던 용암이 일시에 솟아오르며 만들어낸, 그 당당함이 보는 이를 압도하는 성산일출봉입니다. 일출을 볼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전 저녁때가 다 되어 도착했기 때문에 그 웅장한 모습을 눈 속에 담는 것 만으로 만족합니다. 곧 날이 저물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오르진 않았지만, 그 당당한 기상을 가슴에 담고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해안쪽이 아닌 산간도로인 1100도로를 타고 한라산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네개의 등산코스중 백록담을 볼 수 있는 코스는 두 곳, 그러나 등반중 경치가 정말 좋은 곳은 백록담을 오르지 않는 쪽이라고 합니다. 둘중에 어떤 코스를 택할지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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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angCast Video No.20 제주도 투어 동영상: '서귀포-성산'편 입니다.
캠코더가 아닌 디카의 동영상 기능을 이용해 찍은 것이라 화질이 좀 떨어지는 것은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배경음악은 Robbie Williams - The Road to Mandalay입니다. 즐겁게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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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밤에 도착해 제주시에서 묵고 날이 밝은 후 제주에서의 첫날 투어를 떠납니다. 마침 묵었던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그 유명한 용두암을 보러가는 것으로 제주에서의 투어는 시작됩니다. 사진에서 보던 것 보다 생각보다 바위의 크기가 좀 작아 처음엔 여기가 사진의 그곳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보고있노라니 용암이 굳으며 만들어진 시커먼 현무암으로 된 용 한마리가 바다로 나아가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합니다. 주변에 사진찍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이렇게 약간 떨어져서 바라보니 전체적인 형태를 더 잘 볼 수 있어 좋습니다.

방파제는 길의 끝처럼 보이기 때문에 마음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처입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예전에 영화 파이란에서 강재가 방파제에 걸터앉아 꺼이꺼이 울던 모습이 생각나 왠지 가슴 한켠이 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저도 여기에 걸터앉아 담배 한대 피우며 잠시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 봅니다.

제주에서의 투어는 제주를 한바퀴 도는 일주도로를 기본으로 하되 중간중간 지선으로 뻗어있는 해안도로를 모두 거쳐서 돌기로 했습니다. 일주도로는 주요 마을들을 통과하지만, 진짜 해안절경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엔 좁은 편도 1차선의 해안도로가 제격입니다. 달리다 보니 풍력발전 타워가 늘어서서 이국적인 정취를 연출합니다.

길이 바다속으로 사라집니다. 5분전만 해도 남아있던 길이 물이 들어오며 앞바퀴를 먹어치웁니다. 어느틈엔가 돌틈에서 기어나온 게가 바이크를 타고 기어오릅니다.

제주의 해안도로는 바람이 많이 부는데다가 아스팔트 포장위에 현무암 조각들이 많아 달리다 보면 종종 그 조각들이 얼굴에 튀어 오릅니다. 이 조각들때문에 브레이킹도 조심하지않으면 자칫 바이크가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며 달리다 보니 처음엔 근육들이 많이 긴장해 힘이 들었습니다.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하고 이렇게 잠시 쉬어가는 여유도 좋습니다.

출발할때는 반짝 해가 났지만 곧 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이내 슬금슬금 비를 뿌렸습니다. 제주에는 이렇게 종종 여우비가 내렸다가는 금방 개인다는 말을 들었던지라 개의치 않고 계속 달렸습니다만, 이윽고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장대비가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내립니다. 비를 피할 곳도 마땅치 않았기에 그 비를 온몸으로 받아 내며 흠뻑 젖어 버렸습니다만, 왠지 오히려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남제주군을 지나며 만난 바위산 모슬봉의 장한 모습입니다.

모슬포를 지날 즈음...해가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그 광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장엄해서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봤습니다. 일몰은 그야말로 한순간입니다. 화려하게 하늘을 불태우다가 어느새 푸른빛이 감돌다 먹빛으로 변하는 하늘을 바라다보며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떠올려봅니다.



제주시에서 출발해 정 반대편인 서귀포시에 도착했습니다. 저녁으로 제주지역의 전통음식이라는 해물뚝배기를 먹었습니다. 워낙에 해물을 좋아하는데다가 서울의 음식점들이 너무 맛이 없다보니 웬만한 식당은 다 맛있게 느껴지네요. 저녁도 먹었으니 산책이나 할 겸해서 숙소 바로 아래에 있는 천지연 폭포를 보러갔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2000원이라는 입장료도 받네요^^ 낮에봤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밤에도 그 당당한 기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것이 산책하기엔 정말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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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피곤에 지친 몸을 달래고 밥도 먹은뒤 목포 시내를 조금 둘러보다가 오후엔 목포 여객선 터미널로가서 제주로 들어가는 카페리를 탑니다. 휴가철이 끝나서 사람이 별로 없네? 하고 좋아했는데, 막상 배가 들어오자 어디서들 몰려오는지 엄청난 인파가 이곳을 뒤덮더군요^^ 저 말고도 바이크로 여행오신 분들이 몇있더군요. 혼다 APE 50cc를 타는 학생들 세명이서 광주에서 타고 내려왔다는군요. 배에 바이크를 싣기위해 대기하고 있는중입니다.

드디어 바이크를 배에 싣고 유달산을 뒤로 한채 목포항을 떠납니다.

이날은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흐리고 구름이 많이 끼어 있었고 바다위에서도 간간히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먹구름 사이로 종종 빼꼼하게 얼굴을 내미는 맑은 하늘은 참 예뻤습니다. 해가 서서히 바다 저편으로 내려갑니다. 구름 사이에 가려있었던 것이 서러운듯 자신의 자취를 바다위에 새겨놓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장난과 조화는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하늘을 날고 있는 꽈배기...

그리고 독도밑에 숨겨져 있다는 태권V가 나타나려 하는걸까요? 푸른하늘에 선명하게 그려진 V 자.

출발 당시에는 해가 쨍쨍했지만, 역시 바다위에서는 바람과 습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게다가 비까지 왔으니... 총 5시간의 뱃길을 비니 하나 눌러쓰고 3층의 최상부 데크에서 꿋꿋하게 버티며 왔습니다. 3등선실 티켓을 끊기는 했지만...거긴 그야말로 거의 난민 수용소이자 단체 도박장 같아 보이더군요^^

검푸른 바다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다보니 어느덧 날은 캄캄해졌고... 저 멀리 제주항의 야경이 눈에 들어올 즈음... 마침내 우리나라의 최남단인 제주도에 들어간다는 새삼스런 감흥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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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angCast Video No.19 서울에서 목포까지 동영상 On The Road! 입니다.
캠코더가 아닌 디카의 동영상 기능을 이용해 찍은 것이라 화질이 좀 떨어지는 것은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배경음악은 Franz Ferdinand의 This_Fire입니다. 즐겁게 감상하세요.

아래 퀵타임 그림을 클릭하시고 조금만 기다리시면 나옵니다.


세랑캐스트 고정청취 주소 http://www.serang.co.kr/cast/feed.xml (아이튠스의 포드캐스트 등록창에 붙여넣거나 입력하세요) 이외의 청취법은 이전과 동일합니다. 방송참여는 답글이나 이메일 kimserang@gmail.com 으로 보내주시고, mp3나 aiff, mov등의 포멧으로 사연을 녹음한 음성 파일을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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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의 피곤함에 오전 10시 30분까지 단잠을 자고 11시를 조금 넘어 대전에서 목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태풍 우쿵이 예상과는 달리 빨리 소멸되며 굳이 중간에서 시간을 죽이지 않아도 바로 목포에서 제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서해쪽은 그동안 꽤 많은 곳을 다녀본 적이 있기 때문에 중간에 다른 곳에 들리지 않고 바로 목포로 쏘기로 한거죠.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굉장히 힘든 하루가 예상되기에 잘 먹어 두어야 했습니다. 서대전에서 떠나 계룡산을 끼고 달리는 길에 만난 평양냉면 집에서 비빔냉면을 시켰는데, 그 양이나 맛깔스러움이 장난이 아닙니다. 최근 먹어본 냉면중 가장 맛있고 양도 만족스러운 푸짐한 점심이었습니다.


논산쪽으로 가는 길가에는 나라꽃인 무궁화가 탐스럽게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관에서 무궁화를 도로의 조경수로 많이 심었었는데, 요즘엔 잘 보기가 힘들죠? 저도 굉장히 오래간만에 무궁화를 봤습니다.

3군 통합 사령부가 있는 계룡대 정문 앞입니다. 예전에 출장때문에 종종 오기도 했던 곳인데, 이렇게 일이 아닌 여행으로 오니 기분이 새삼스럽네요. 오른쪽 사진은 황산벌 전투의 현장에 있는 계백장군의 무덤을 박물관화 한 백제군사박물관입니다. 최근에 조성된 곳으로, 길가던중 표지판을 보고 흥미가 생겨 들러봤습니다. 솔직히 박물관 내부는 딱히 볼만한 것이 없었지만 계백장군의 무덤 앞에서 잠시 참배를 하고 마저 가던 길을 나섭니다.

어느새 충청남도를 뒤로 하고 전라북도로 접어 듭니다. 전북 정읍을 통과하던 중 도로 옆으로 환상적인 연꽃 재배지가 펼쳐집니다. 풍성한 연잎과 새하얀 연꽃, 그리고 그 향기에 취해 바이크를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침에 소나기가 한번 내린 탓인지 연잎에는 투명한 수정구슬 같은 물방울이 맺혀 살짝 건드리면 또르륵~하고 굴러 떨어집니다. 눈이 맑아지는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슬슬 내장산이 가까와 지는데 하늘이 또다시 마술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태풍의 잔상이 하늘에 먹빛 차양을 펼치고 간간히 소나기를 뿌리더니만 한구석에 숨었던 태양이 장엄한 빛의 장막을 선사합니다. 똑딱이 카메라로 담은지라 마치 영화의 특수효과를 보는 듯한 초현실적인 광경의 감흥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이제 전라북도도 어느새 전라남도로 표지판을 갈아 입습니다. 에르노겔이라는 카페가 눈길을 잡아 끕니다. 말이 카페지 보아하니 어느 조각가가 자신의 작업실을 겸해서 만든 카페같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영업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마당에 설치된 작품들이 범상치 않네요.

이건 마치 제 바이크 랩터를 위한 조각같습니다. 랩터의 상징으로 제가 만들어 단 명판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티라노 사우르스의 두개골과 거대한 익룡, 그리고 랩터가 삼위일체가 되는 순간입니다.

마침내 오늘 하루동안 거리로는 450Km, 시간으로는 총 9시간을 달려서 목포에 들어서자 유달산이 반겨줍니다. 내일은 바이크를 카페리에 싣고 제주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이상하게도 인연이 닿지 않아 가본적이 없는 제주도... 기대되고 흥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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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오전에 몇가지 일을 처리하고 점심 먹고 난 후 짐을 하나둘 챙기고는 오후 늦게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바이크를 타고 가는 여행이라서 짐이 많으면 곤란하고 몸에 무리가 가므로 짐을 최소화 하려다보니 옷 몇벌, 전화기, 지갑, 디카, 노트북만 챙겨서 출발했습니다. 4시 반에 마포에서 출발해 원효대교와 여의도를 건너 시흥IC에서 역사깊은 1번 국도 탔습니다. 역시 주말인지라 서울에서 경기도 빠져나오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리네요. 해가 떠있는 7시 무렵까지는 차도 밀리고 경치구경하며 슬슬 달리다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경기도를 벗어나니 차도 줄어들고 길도 좋아서 평속 100Km으로 달려 약 네시간만에 대전에 도착했습니다. 밤에도 달리자면 달리겠지만 배도 고프고 해서 제 고향이기도 한 대전에서 저녁먹고 1박합니다..

조치원 근처의 국도변에는 너른 논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모내기도 끝내서 논에는 온통 푸르름이 뒤덮여 있고 유난히도 맑은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너울거리는 아름다운 풍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해줍니다.


하행길로 1번 국도를 택한 것은 이 도로가 우리나라의 서쪽 주요 도시를 모두 거쳐가기 때문입니다. 원래 일제시대때 신의주에서 목포까지를 연결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닦인 현대적인 도로인지라 1번국도를 택하면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전국일주를 하게 되는 셈입니다. 수원을 관통하는 1번 국도는 정조대왕의 대의가 서려있는 수원화성 바로 옆을 지나게 됩니다. 팔달문 앞에서 멈춰 이 웅장하고 우리 건축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화성을 둘러보았습니다. 얼마전 서장대가 방화로 불타버린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해질무렵, 하늘은 점점 스스로의 빛깔을 만들어 갑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그려보게 되는 노을...그러나 자연의 오묘한 색채는 그림으로도, 사진으로도 제대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내일은 내처 1번 국도를 타고 가면 충청도를 관통해 전라도 지방으로 접어들텐데 내처 갈지, 아니면 서해안의 바닷가에 잠시 들러갈지 고민중입니다. 일기예보와 내일 날씨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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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간만에 아주 푸르른 하늘이 사람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고 오후부터는 선선한 바람마저 불어 마치 날 좋은 가을과도 같았던 오늘, 약속이 있어서 압구정동의 Rock & Roll이라는 Bar에 갔었습니다. 여긴 아주 유명한 할리와 쵸퍼를 타는 바이커들의 집합소이기도 하죠. 무알콜 스무디로 목을 축이고 친구와 저녁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편안한 초저녁이었어요...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닙니다. 오늘 저녁시간을 보낸 곳은 Rock & Roll이었지만, 이제 전 그동안 계획해왔던 모종의 꿍꿍이를 실현에 옮기기 위해 잠시 한숨 고른거였거든요^^
이제 Lock & Load~!!! 입니다.(Lock & Load는 군대용어로 안전장치를 풀고 실탄 장전을 해서 사격준비를 할때 외치는 구호입니다) 전 8월 19일 토요일 부로 랩터를 타고 서울을 떠납니다. 서해안쪽을 타고 내려가는 1번 국도를 타고 하염없이 내려가 목포에서 카페리호에 바이크를 싣고 제주도로 들어간뒤 제주일주를 하고 올라올때는 동해안을 따라 올라오는 전국일주 투어입니다. 타기 힘든 바이크라는 점을 고려해 쉬엄쉬엄 다녀올 예정이라서 시간이 꽤 걸릴 듯 합니다. 세랑월드 식구분들이 제가 없는 동안 서울과 세랑월드 사수 잘해주시길 바라며, 투어 중간중간, 혹은 다녀와서 말 그대로 MotorCycle Diary를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제 시동걸고 태풍 속으로 달려갑니다. 투두둥~투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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