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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968건

  1. 2008.11.03
    게헨나 1차 완성. 10
  2. 2008.10.30
    게헨나 원형 완성 7
  3. 2008.10.22
    캐릭터 작업중... 12
  4. 2008.10.20
    혼탁한 도시 7
  5. 2008.10.16
    NOVEM 2008 8
  6. 2008.10.14
    화려함... 그 지나침. 2
  7. 2008.10.05
    10월4일 명동, 강남역에 뿌려진 촛불 전단지 8
  8. 2008.10.02
    만개한 가을 화단 9
  9. 2008.09.28
    조선일보 위에서 명박퇴진을 외치다! 9
  10. 2008.09.26
    야래향(夜來香) 8
  11. 2008.09.19
    백해무익... 그러나... 28
  12. 2008.09.13
    한가위... 한 가위? 20
  13. 2008.09.12
    화단 정비. 9
  14. 2008.09.05
    아카데미 타이거 스페셜 에디션 박스모형 제작 11
  15. 2008.09.01
    내 마음의 실루엣. 4
  16. 2008.08.30
    해방구...홍대투쟁. 4
  17. 2008.08.26
    창살 안에서... 31
  18. 2008.08.22
    유리창엔 비... 16
  19. 2008.08.22
    고봉숙 지켜주기... 2
  20. 2008.08.14
    최악의 상황에서 희망의 꿈을 꾼다. 13

일단 완성이라고 쓰긴 했지만, 실제로는 이것은 1차 컨펌용 샘플일뿐이고 실제 원형은 아직도 수정중이다.(얼굴형과 포즈와 볼륨, 디테일등이 좀더 보강될 예정이다.)
게헨나 원형 완성후 복제해서 부랴부랴 색칠해버린 게헨나 샘플.
발주처에서 워낙에 급하게 일을 진행하는 바람에 차분히 분석할 시간도 없이 호떡집에 불난 듯이 색칠했다.

원작의 색지정이 모호한 부분이 많아서 색의 선택은 약간 변화를 주었고, 귀신들린 캐릭터라서 그런지 눈동자의 동공이 풀려있는 것이 특징이라서 눈의 색칠이 좀 애를 먹였다.
일반적으로 캐릭터 인형은 또렷한 동공과 많은 반사광이 특징인데, 이 인형은 그런 부분이 없다보니 이미지 잡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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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골치아프게 작업한 불꽃의 인페르노 게헨나 캐릭터 인형의 원형제작이 끝났다.
제품화될 원형이라서 곳곳을 분할하며 작업하느라 전체 프로포션을 볼 수 있는 가조립 상태가 나올때까지는 귀찮고 지루한 조형작업이 이어졌지만 일단은 완성!
이후 약간의 검수작업과 수정이 이루어지긴 하겠지만 한고비 넘긴 셈이다.

게헨나의 휘날리는 머리카락은 분할하느라 이 사진에서는 붙지 않은 상태이고 스커트 만드는 작업이 가장 큰 고비였는데, 몇번을 집어 던지고 싶은 성질을 죽여가며 만드는게 가장 힘들었다.
지금은 얌전히 실리콘 형틀 속에 잠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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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지 생각도 나지않을 정도로 오래간만에 만드는 캐릭터 인형.
너무나 급하게 의뢰가 들어와서 밤잠을 못자면서 미치도록 만들고 있는 중이다.
본래 이런 캐릭터 피겨는 잘 만들지 않았었지만, 손을 풀기에는 캐릭터 인형만한 것도 없다.
투쟁도 빡시게! 
작업도 빡시게!!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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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서울은 갈길을 잃은 미궁처럼 보였다.
잿빛 안개를 뚫고 희미하게 보이는 것들은 모두 줄줄이 솟은 고층빌딩들뿐...
그 속에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나무와 강물이 처량해 보일 정도였다.
이 뿌옇고 혼탁한 도시에서 간신히 숨을 쉬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혼탁함을 알리는 것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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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원형사이자 영 미니어처의 대표인 송영복씨가 주최하는 인형 페인터/빌더들의 모임인 NOVEM 2008 행사가 지난 주말 경주에서 열렸다.
안밖으로 정신이 없던 기간이었지만 몇몇 지인들과 새로운 얼굴을 보고도 싶었고, 특히 제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다녀왔다.

(좌측부터 싱가폴 인형 페인터인 캘빈 탄, 미국에 거주하며 알파인 미니어처를 운영하는 원형사 함태성씨, 그리고 행사 주최자인 송영복씨)
함태성씨는 실제로 만난 것은 처음인데, 워낙에 뛰어난 1/35스케일 밀리터리 원형사이고 실력만큼이나 멋진 사람이었다.
동갑내기인데다가 인형 조형에 대해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캘빈 탄의 아크릴 페인팅 기법 시연에 쏙 빠져버린 제자들.(윗줄 세명... 그러고 보니 윗줄 맨 오른쪽의 영우군도 내 제자라면 제자인데...ㅋㅋㅋ)
캘빈은 과거 영국에서 열리는 유로밀리테어에서 자주 본 친한 친구이고, 영국에서 그가 모종의 사건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때 내가 목숨을 구해준 드라마틱한 일도 있어서 남다른 친구다.(어쩌다보니 생명의 은인 *^^*)
간만에 인형에 대해 의욕이 불끈 일어나게 한 작은 청량제였던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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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꽃으로 알려진 백합이라고는 하지만 반드시 백합이 희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아름다운 분홍으로 물든 백합은 어른 주먹보다도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데, 그 아름다움과 화려함은 다른 어떤 꽃도 견주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지나치게 화려하면 오히려 은근한 맛이 없달까?
여기에 만일 지나친 향기까지 있었다면 싸구려 술집 작부 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은근한 향기와 농염한 자태를 보여주는 붉은 백합의 자태에 잠시 홀린 탓에 독설을 흘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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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조선일보 옥상에서 뿌려진 '꽃비'가 이번에는 명동과 강남에도 뿌려졌다.
오후 2시경 명동 밀리오레 옥상을 시작으로 명동의 중심부 건물 네군데에서 일제히 뿌려진 전단지는 지난번 조선일보 옥상과 광화문 일대의 건물에서 뿌려진 것과 동일한 전단지로, 명동에서만 수만장이 뿌려졌다.

아울러 오후 5시 15분경, 기습적으로 강남역 사거리를 점거한 시위대의 머리위로 또다시 수만장의 전단지가 꽃비가 되어 흩날렸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비현실적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고 감동적인 광경이었다고 한다.

'전국 민주시민 대표자 협의회'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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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맞이 화단 재정비를 한뒤 몇주가 지나자 새로 심은 꽃들과 화단이 제자리를 잡으며 한창 그 흥취를 만끽하고 있다.
화단을 넓히고 식수한 기념으로 그동안 미뤄두고 있던 장독대(로 쓰이던 공간)겸 창고의 색칠도 함께 해주고 달아나고 없던 문짝도 만들어 달아주니 한결 정돈된 느낌이다.

나팔꽃은 특별히 신경을 쓰지않아도 잘 자라고 꽃도 무척 아름답다.
다만 아침 일찍 피고 점심때면 잎을 닫아 버리기 때문에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면 이렇게 활짝 핀 꽃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
나팔꽃 피는거 보려고 일찍 일어나는 묘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새로 들어온 식구중 하나인 황금국화.
그냥 노란색이 아니라 곱게 블랜딩된 뛰어난 색채를 자랑하는 녀석이다.
색의 대비가 어찌나 강렬한지, 보고 있으면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한탄하게 만든다.
고흐가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며 왜 그렇게 강렬한 터치를 사용했는지 알 것 같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한적이 있는데, 이녀석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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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 시간무렵인 6시 10분...
서울의 심장부이자 촛불시민들의 해방구였던 광화문 네거리를 위시한 세종로 일대에 일대 장관이 펼쳐졌다.
수구세력, 친일세력, 꼴통보수의 상징과도 같은 조선일보 건물 옥상을 시작으로 인근 네곳의 고층건물 옥상에서 수만장의 전단지가 살포된 것이다.

 이런 기습 전단지 살포는 정상적인 언론과 여론 형성활동이 막혀버린 상황에서 최후의 외침으로 터져나오는 법이다.
전형적인 80년대 방식의 이번 전단지 살포는 이미 이 시대가 80년대와 같은 '공안 독재 정국'으로 들어섰다는 것에 대한 증거이며, 특히 거꾸로 가는 사회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주역중의 하나인 조선일보사의 건물 옥상에서 이런 거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상당하다.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그동안 단 한번도 전례가 없었던 씻을 수 없는 치욕스러운 사건이며,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더없이 통쾌한 장면인 것이다.

26일 6시경의 청명한 가을 하늘. 조선일보 글자만 없다면 완벽한 그림이다.

조선일보 옥상에서 시작된 전단지 살포. 
그 양이 상당하고 바람이 잘 불어서 하늘은 순식간에 전단지에 뒤덮이고 만다.

전단지는 조선일보 건물뿐만 아니라 인근 건물 네군데에서 동시에 살포되기 시작했다.
현대해상 옆의 건물 광고탑에서 뿌려지는 전단지.
마치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는 것 같다.

전단지의 내용은 '깨어나라, 대한민국!'이라는 헤드 카피를 필두로 이 정권의 실정과 정책들을 열거하며 '이명박 정권 물러가라!'라는 구호와 '이땅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우길 기원하고 이명박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전국 민주시민 대표자 협의회 회원 일동' 명의로 살포되었다.

프레스 센터 건물에서 살포되는 전단지.
이날은 바람이 잘 불고 고층에서 살포된 관계로 광화문에서 부려진 전단지가 시청일대까지 날아가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시민들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이 놀라운 광경에 넋을 잃고 하늘을 쳐다보다 전단지가 땅에 떨어지자 전단지를 주워들고 주의깊게 내용을 읽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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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꽃을 좋아라하시는 어머니께서 분 하나를 선물해 주셨다.
소담한 크기의 매끈한 잎을 자랑하는 이 친구의 이름은 '야래향'이다.
'밤이면 향기를 풍긴다'하여 붙게된 이름 '야래향'.
문득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배우던 중국어 시간에 배운 동명의 중국노래(등려군이 부른)가 생각이 난다.

"달빛아래 꽃들은 모두 잠이 들어있는데,
야래향만이 홀로 향기를 퍼트리네.
나는 이 밤의 아늑함이 좋아라."

낮에는 봉오리를 오므리고 있다가 밤이면 그 작은 꽃잎을 피워 방안 가득 진하면서도 천박하지 않은, 귀한 향을 뿜어내는 야래향의 매력이 밤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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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라는게... 백해무익한 것이 사실이다.
담배 맛?
솔직히 독하고 쓰고... 뭔 맛이 있겠는가.

그래도 자꾸만 담배를 피워물게 되는건 우리가 사는 일상에서 이런 정도의 일탈도 없다면 도저히 이 엄혹한 세상을 살아나갈 낙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자해하면서 자신을 다스린다고나 할까?

내가 대학들어가기 전까지는 철저한 금연주의자였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만큼 요즘은 담배를 떼어내지 않고 살고 있지만, 솔직히 담배를 안피우고도 세상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 사진출처: 명화공주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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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오며 가꾼 마당의 화단이 이번 장마로 인해 많이 훼손되어 버렸다.
뿌리를 깊이 박은 나무들은 상관이 없지만, 원래 곱게 키워야 하는 화초들은 장대비를 견디지 못하고 꽃이 다 떨어지거나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린 녀석들도 있다.

그래서 화단을 재정비하는 김에 아예 기존의 화단을 약간 더 넓히고 새식구들을 영입했다.
친구인 명화공주가 놀러오며 선물해준 물칸나와 몇개의 포트 화초를 심고 허브 한종과 화이트, 핑크스타, 초설, 소국등을 심어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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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과꽃.
예쁜 핑크색의 꽃이 탐스럽게도 피어나자 어디선가 벌이 날아와 꿀을 따먹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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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쪽에 심은 노란 국화는 개화만발이다.
햇빛이라도 쨍~하고 비추면 마치 불타는 듯한 강렬한 황금빛으로 빛난다.
화사해진 화단덕에 그동안 답답하던 마음마저 화사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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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과학에서 출시예정인 타이거I 스페셜 에디션의 박스아트로 사용될 모형의 제작을 했다. 기존 제품에 미니아트사의 인형세트가 포함되어 발매될 이번 제품은 좀 촉박하게 제작의뢰가 들어와서 차분히 만들고 색칠하기는 힘들었지만, 발주처에서 원하던 느낌을 살리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실로 3년여만에 칠해본 탱크라서 처음엔 붓을 들고 그저 멍~하니 앉아만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스럽게 일단 밑색을 칠하고 나니 그럭저럭 칠해지더라는... 인형은 볼륨이 확실해서 비교적 수월하게 색칠할 수 있고, 원래 타이거용으로 개발된 제품은 아니지만 아카데미 타이거에도 충분히 멋지게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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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용기가 넘쳐도,
아무리 마음이 확고해도,
아무리 솔직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가끔은 속마음을 들킬까봐 불안할때가 있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다 알게 될까봐,
더 주고 싶은데 줄 것이 없음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할때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고개만 돌리면 되는데도,
굳이 유리에 비치는 모습을 담는 것은...

나와 너 보다는,
하나의 실루엣으로 완성된,
'우리'를 더 원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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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는 젊은이들에게 자유와 해방의 거리이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약간의 일탈이 인정되는 서울에서 몇 안되는 곳.
그중의 으뜸이 바로 홍대다.

옆사람이 벌거벗고 다니던,
누더기를 걸치고 다니건,
놀이터에서는 힙합과 비보잉이 펼쳐지고,
바로 그 옆에서는 '노킹 온 해븐스 도어'가 울려퍼지는 곳.
그곳이 홍대다.

그런 홍대에 사람들의 구호소리가 울려퍼졌다.
한 친구가 말을 한다.
"홍대는 자유의 상징이고 지금 노킹 온 해븐스 도어가 울려퍼지고 있는데,
바로 저 노래가 베트남전을 거치며 반전, 평화를 노래한 사람들의 상징과도 같은 곡이란 걸 아는 젊은이들이 여기에 얼마나 있을 것인가?"

나는 노킹 온 해븐스 도어의 일부분을 흥얼거린다.
Mama put my guns in the ground
엄마, 내 총을 땅에 내려놔요
I can't shoot them anymore
난 더이상 그들을 쏠 수 없어요
That long black cloud is coming down
긴 검은 구름이 오고 있어요
I feel I'm knocking on heaven's door...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느낌이야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느낌으로 내 발을 한 걸음씩 내딛는다.

어느새 내 팔뚝은 어깨위로 올라가고 폐부에서 올라오는 목소리가 하늘에 울려퍼진다.

"사랑도~명예도~이름도~남김없이. 투쟁~!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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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살 안의 시계는 창살 밖의 시간보다 훨씬 느리게 흘러간다.
때문에 창살 안에 갇히면 참을 수 없는 단절감과 절망을 체험하게 된다.

눅눅한 공기, 습기가 올라오는 비닐장판, 음식이 들고 나가는 식구멍과 눅눅한 모포...
감방안은 권력과 법이란 이름아래 한 인간의 권리와 인권이 '합법적'으로 제한을 당하는 장소인 것이다.

난 이 창살의 안쪽에 있어본 것이 두번째다.
한번은 군에서, 한번은...
안에 있으면, 그 느린 시간속에서 자연스럽게 회상과 명상의 시간을 갖게 된다.
나의 지난 날과 잡념들 사이를 헤엄치다가 한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듯한 경험을 한다.

고맙다.
그동안 나를 얽매던 다양한 잡념들을 날려줘서.
이제는 머리가 맑다.
20살, 바로 그때의 명쾌함을 다시 선물해준 이 나라의 공권력과 쥐박이에게 감사의 축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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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온다.
이제는 더이상 시원한 단비가 아니라 서늘함 마저 느껴지는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는 비다.

이 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흘린 땀방울은 이내 증발했고,
목놓아 외친 내 함성은 건물들 사이로 메아리 쳐갔다.
그리고 숱하게 쏟아낸 눈물은 이제 마를법도 하건만...
내 가슴속에는 아직도 노엽고, 슬프고, 원통함이 남아있나보다.

빗방울은 한방울씩 하늘에서 떨어지지만,
그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시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며, 마침내 바다를 만들어 낸다.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저 빗방울처럼
우리의 목소리와 울분과 의지가 세상속으로 퍼져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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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분노와 눈물들이 숱하게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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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봉숙이... KBS 정문 계단에 오랜만에 앉아본다.
시대를 역행해 방송장악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주만에 가본 KBS는 오랜만에 평온한 분위기.
물론 길 건너편에는 사복을 입은 정보과 짭새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는 했지만... 82쿡에서 전해준 파이도 먹고, 다인아빠의 팥빙수도 처음 먹어 봤다.
매일같이 투쟁의 현장에 있지만, 역할이 역할인지라 그동안 한번도 다인아빠와 82쿡 아주머니들의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는데 왠지 그 음식들을 먹으며 목이 메어온다.

원래 난 KBS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땡전, 땡노, 땡김뉴스로 이어지는 지난 부패정권하에서의 KBS는 '정권의 시녀'에 다름아니었기에 언제부터인가 '뉴스는 MBC'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겨우 방송독립성이 정착되려고 하는 시점에 터져나온 명바귀의 방송장악 음모는 역겹기까지 하다.
그 역겨움과 이 정권의 생지랄에 계단에 앉아 KBS의 지난 투쟁역사 영상을 보며 흘러나온 '민주언론 쟁취가'를 따라부르는 내 모습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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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라본 내 옆에 앉은 사람, 동지의 손에 들린 촛불이 너무나 아름다와 보인다.
"당신의 손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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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이다.
석달간 지속된 거대한 국민들의 외침에 청맹과니처럼 눈과 귀를 모두 막아버린 이 오만한 정부에 슬슬 지쳐가고 있다.
거대한 여론의 용광로로 불린 아고라에도 알바들과 자조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두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투는 가뜩이나 지친 정신과 함께 육체적으로도 한계점을 향하게 한다.

피곤한가?
짜증이 나나?
우리의 힘이 너무나 부족하다 느끼는가?
최악의 상황에서 나는 희망의 꿈을 꾼다.

몇시간만 있으면 오늘이 될 8월 15일.
100번째 촛불이 켜지는 날.
아울러 갑호비상령이 떨어지고 정권의 개들에 의해 인간사냥을 예고한 날.
이 지독한 절망의 순간에 나는 희망의 꿈을 꾼다.
100번째 촛불이 켜지고 나면 거리 곳곳에 등장할 100만, 아니 천만의 양심들을 기대한다.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이 마치 20년전의 6월 10일 그날처럼 목에 태극기를 두르고 당당하게 외치는 모습을 꿈꾼다.

이땅의 양심이,
이땅의 민주주의가,
이땅의 행동하는 지성이...
아직은 건재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펼쳐보이고 싶다.

전대협의 깃발아래서 대오를 안전하게 이끌고 구호를 리딩하던 사람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가투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가투는 우리들의 생각과 결심을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승리를 가져오게 될 가장 빠른 길은 '더 많은 촛불들을 만들어 내는 것' 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광복절의 투쟁은 이런 우리 스스로의 현재를 확인하는 날이 될 것이다.
흥분하지도, 절망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모습을 확인하자.

절망적이라면 까짓 눈물 쓰윽 훔쳐내고 다시 뛰자!
감격스럽다면 흥분을 가라앉히고 내일을 준비하자!

우리가 승리하는 길은 거리에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믿는 것이다.
역사는 민중의 힘과 위대한 승리들을 증명하고 있기에,
나는 나 스스로를, 우리 국민들을, 그리고 자랑스러운 촛불들을 믿는다.

그래서 나는 최악의 상황에서 희망의 꿈을 꾼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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