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로 축소된 인물의 얼굴을 만든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매번 하는 작업이지만 하면 할 수록 어려워지는 느낌이랄까?
애초에 처음부터 만들고자 하는 인물의 외모와 느낌, 그 캐릭터가 확연히 드러나는 조형이 나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나의 인물을 만들때 최소 한달 정도를 그 인물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다보면 어느 순간 이제 다 알았다 싶었던 그 얼굴이 낯설게 보일때가 온다.
이번 제임스딘 헤드도 한번 완성한뒤 고치고 고쳐서 이만하면 됐다 싶어 복제하고 색칠까지 했는데 사진촬영후어딘가 모르게 낯선 이미지가 나와버려 당황스러웠다.
원형 상태로도, 색칠하면서도 제법 느낌이 나와주었다고 생각했는데, 다 만들어 놓고 담배 한개비와 커피 한잔을 들고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보니 내가 원하던 얼굴이 아니다.
완성작 촬영도 다 끝나서 이미 국내외 포럼에 모두 공개한 인형인데... 그냥 이대로 주문받고 빨리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고픈 심정이 굴뚝같지만...
아마 그랬다간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만든다.
처음 이 인물을 만들기로 결정했을때 표현하고 싶었던 느낌들을 다시 차곡차곡 머리속에 담으며...
얼굴의 피부질감까지 모두 묘사된 원형헤드를 칼로 훅훅~ 깎아내며 내 마음 한구석의 게으름과 귀차니즘도 함께 깎아낸다.
아직도 내가 원하는 느낌의 100%는 아니지만... 역시 처음보다는 두번째가, 두번째 보다는 세번째가 훨씬 좋아보인다.
이제 세번이나 만들고 다시 만든 이 헤드의 복제를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