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소 간단하게 한잔 하고 싶을때 진토닉을 즐겨 마신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칵테일하면 다양한 음료와 재료를 섞어 만든 형형색색의 칵테일을 떠올리지만, 진토닉은 마티니와 더불어 칵테일의 시작이자 끝이라 부를 수 있는 술이다.
강렬한 솔(소나무)향과 함께 무색의 술인 Gin은 그 자체로는 맛이 너무 쓰고 강해서 얼음 3~4개를 담은 칵테일잔에 드라이 진 1과 1/2온스를 넣고 토닉워터를 섞은뒤 레몬 슬라이스 한조각을 띄워 먹게 된다.
떫은듯 달콤하고 새콤한듯 상쾌한 맛과 함께 머리가 맑아지는 솔향을 함께 즐기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술이 바로 진토닉이다.
내가 진토닉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처음 영국에 갔을때 호텔바의 나이지긋한 바텐더 할아버지의 권유때문이었다.
낯선 술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받아들였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진토닉을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최근에서야 그 해답을 알게되었다.
그 비밀은 바로 '솔 내음'이 나는 술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서양화를 전공했던 나는 유화를 그리기위해 항상 테레핀유를 곁에 두고 살았는데, 바로 이 테레핀유가 송진에서 추출한 송진유이고, 진이 뿜어내는 솔향의 수십배쯤되는 솔향을 뿜어낸다.
혹 미술대학에 한번이라도 가보신분이라면 한번쯤은 맡았을 코를 톡 쏘는 강한 냄새가 바로 테레핀유의 냄새이며, 이렇게 솔향 속에서 살았던 내가 진토닉의 은은한 솔향을 본능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