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작업실은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빛이 많이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그마한 창이 있고, 빗물이 들어오지 말라고 아크릴로 만들어진 간이 지붕이 창과 담 사이를 막고 있어서 비가 오면 제법 운치있는 소리를 들려주죠.
새벽녁부터 "투둑~툭~!"하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내내 빗방울 연주곡을 시작합니다.
이 비와 함께 오늘 뜻하지 않은 선물이 함께 내렸습니다.
처음엔 우편물을 집어들고 멍~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사 온 제 작업실 주소를 아는 사람도 없는데 제 앞으로 우편물이 온 것도 이상했고, 그 안에서 나온 선물은 더욱 놀라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이 원 시인의 신작 시집이 제게 배달되어 온 것입니다.
이 책과 저자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제서야 저 머리에는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블로그 이웃인 eastman(김 동원)님 입니다.
이 책과 저자의 이름을 그분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글에 답글을 단 적이 있음이 떠오른 것입니다.
일면식은 물론이고 이 원 시인님의 작품을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제게 저자께서 직접 책을 보내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eastman님이 다리 역할을 해주신 것일터 입니다.
아님 그 글에 달린 제 답글을 보고 저자께서 제 블로그를 방문했을지도 모를 일 입니다.
솔직히 그 어느쪽이라도 신기하고도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아마도 제 블로그를 훑어가며 주소를 알아내셨을 것이고, 이 깜짝 선물을 받고 즐거워할 얼굴을 떠올리며 빙그레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계시겠죠?
빗방울과 함께 찾아 온 이 고마운 선물은 제게 행복한 웃음을 함께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원 시인님, 그리고 eastman님,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만들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