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만 해도 마당의 단풍나무 잎이 여전히 푸른색이라서 '왜 이 나무는 단풍이 들지 않지?'하고 이상해 했는데, 지난주말과 이번주 들어 푸른물이 쏘옥 빠지며 붉고 누르게 물이 들더니 이내 마당을 수북하게 덮기 시작했다.
먼곳의 단풍은 걸으며 고개를 들어 즐기게 되지만 눈앞의 단풍은 이렇게 바닥에 떨어진 잎들을 보며 즐기는 것이 더 감성적인 것 같다.
단풍나무가 색색의 물감을 뚝뚝 떨구니 그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이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화려함을 떨구고 시린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나무의 결연함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나무야 잎을 떨구고 북풍을 온몸으로 받아 낸다고 하지만 세상의 정치적, 경제적인 한파는 어찌 이겨내야할지... 그 해답이 쉽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