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ANG WORLD


**** 이글은 제가 활동하는 한 모형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


오늘 뉴스들과 이곳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군시절, 오늘과 비슷한 기분을 느낀적이 몇번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김일성 사망때였습니다.
마침 전 그 전날 휴가를 나와 집에 있었죠.
갑자기 집 전화가 울리고 부대로 즉시복귀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 청주에 있는 공군 전투비행단에 복무중이었는데, 정문초입부터 분위기가 살벌하더군요.
정신없이 전투군장과 실탄을 지급받고 근무에 투입되기위해 공군부대의 메인 직선도로에 접어들자 2Km에 가까운 그 길 양옆으로 항공기 연료들과 평소에는 보기 힘들었던 실전용 폭탄과 미사일, 각종 포트, 발칸포탄이 끝도없이 나와 있더군요.

머리속에서는 북한 특작부대의 침투대비태세 절차를 떠올리며 얼굴에 위장을 칠했습니다.
책에서, 영화에서, 다큐에서 봤던 그날...
전쟁이 일어나는 바로 그 첫날이 바로 이런거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 MMZ에 모여있는 분들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기자들보다도 전쟁 역사나 무기체계, 그리고 그 무기들의 위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실겁니다.
K-9 자주포는 우리가 모형으로 즐기는 프라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놈입니다.
KF-16, F-15K 역시 그저 멋지게 생긴 비행기가 아닙니다.
그 기계들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때 그들은 모두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전투병기들입니다.
북한군의 무기들도 마찬가지지요.

군대는, 무기는... 그리고 '힘'은,
그 힘을 주체할 수 있을때만 그 힘을 '빌려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허락된다고 전 생각합니다.
힘을 다루는 사람들이 힘을 주체하지 못하게 되었을땐 사람은 남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힘만이 남게 되지요.
군대와 무기는 전투와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을때 가장 아름답고 믿음직한 법입니다.
일단 전투와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에게 남을 것은 거의 없습니다.

국지적인 전투는 언제라도 일어나고 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전쟁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만약, 정말로 전쟁을 피할 수 없어서 일단 시작된다면...
그때는 이겨야 합니다.
전쟁의 패자에게 허락되는 내일이란 없습니다.
일단 전쟁이 나면, 내가 죽더라도 전쟁에는 이겨야 합니다.
내가 죽더라도 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전쟁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직은 죽을 준비가 안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은 불씨 하나로도 얼마든지 삽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전쟁만큼은 피하고 싶습니다.

산화한 두 장병의 평온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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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본수 2010.11.24 19:58 address edit/delete reply

    어제 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전쟁이 났다고 해서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이고 근래에 천안함 사건도 있었지만 민간인이 공격을 당하게 되니깐 마음이 정말 불안해 지더군요... 앞으로의 문제도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아직 죽을 준비는 안되었지만^^;;; 만약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마지막엔 가족과 함께 있고 싶습니다...

  2. 중위박 2010.11.25 23:34 address edit/delete reply

    맨날 와서 보기만 하는 사람이지만,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모사이트에서도 그렇고, 너무 우익적이고, 단세포적인 글만 보게 되는 군요,, 옆자리에서도 군대도 면제된 녀석이 전쟁난다고 흥분하고, 강경한 대응 보여야 한다고하는 군요. 전방에서 비슷한 시기에 군생활을 한 저로써는, 지금 현실적인 대응이 무엇이며, 재발의 방지, 원인의 분석 그리고,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에 머리를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나저나, 전 아직도 전쟁나면 가야되는 군요,, 올해가 마지막이긴 하지만...

  3. 김경환 2010.11.26 23:10 address edit/delete reply

    잰쟁은 모든 국민들에게 불행이지요...저 또한 군생활을 하면서 10.26과 12.12를 격으면서 상황을 알기전엔 전쟁의 두려움을 간접적으로 나마 느꼈었습니다.
    세랑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첫째는 올해초에 제대를 했고 둘째는 이제 수능을 치뤘으니...
    아들 같은 두 장병의 평온을 기원합니다.

  4. 전영기 2010.11.27 14:20 address edit/delete reply

    전쟁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뿐이라는 생각을 항상합니다.

    영화속, 드라마속으로 멋진 장면이 아닌..말그대로 살아남아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에게 돌아가기위해 몸부림치는 것이죠.

    아마도 이땅에서 그런일이 벌어진다면 죽을 준비가 아닌 어떻게해서든

    살아남아 다시 부모님을 뵙기 위해 몸부치겠지요.

    항상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떨면서 그러지 않을까싶습니다.

  5. Your fan 2010.12.07 14:53 address edit/delete reply

    사람들이 별것 아닌걸로 생각하는 자동차도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이 운전대를 잡으면 끔직한 흉기로 변함에도, 자동차 운전을 게임정도로 우습게 아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많습니다. 지금의 상황또한, 무서움을 모르는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할 사람들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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