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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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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황사가 약간 있긴 했지만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유난히 포근하고 맑게 느껴진 일요일.
오전 내내 집에 있다가 오후에 바이크를 타고 삼청동길 기행을 나섰다. 옷차림도 가볍게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본 삼청동은 인사동과는 또 다른 맛이 있어 좋은데, 이젠 완전히 유원지가 되어버린 인사동의 1990년대 말 모습과 흡사하다.
경복궁은 한가로운 오후의 분위기를 그대로 머금었고 지난밤의 빗줄기에도 꿋꿋하게 버틴 벗꽃은 꽃잎을 하늘에 흩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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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의 지엄함을 상징하듯 버티고 선 단단한 화강석벽과 단풍잎이 가로지르는 소박한 민가의 벽은 서로 다른 주인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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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내가 보았던 삼청동의 모습은 바로 이 집과도 같았다.
온전히 전통적인 집도 아니고 그렇다고 70년대식 새마을 운동의 빨갛고 파란 기와집도 아닌, 전통을 바탕으로 하되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집'이 바로 삼청동 한옥마을의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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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도 요즘은 반짝 붐이 불어 수많은 건물과 가게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머지않아 인사동 처럼 될 것이 분명하지만, 반나절 동안 돌아본 이 동네는 그나마 서울에서 사람냄새를 풍기고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몇 안되는 곳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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