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만든 명판으로 인해 이 바이크의 이름이 랩터로 정해졌지만, 뭔가 저만의 사인같은 것 하나를 넣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일반적으로 커스텀 바이크에 많이 하는 불꽃이나 해골, 드래곤같은 것을 그려넣는 커스텀 페인팅은 애초부터 이 바이크의 컨셉과는 맞지않아 생각하지 않았지만 연료탱크 위에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상징을 하나 넣고 싶었던 거죠. 고민고민하다가 굳이 거창한 문구나 심볼을 넣기 보다는 제 사인과도 같은 이름자의 마지막 글자 하나를 한문으로 그려 넣기로 했습니다. 즉, 제 이름 세랑의 마지막 글자인 '랑(浪: 물결 랑)'자를 스텐실 기법으로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오래간만에 등장하는 모형 색칠 Skill입니다^^ 먼저 그려넣을 글자의 도안을 해야겠죠? 제 이름자다 보니 워낙에 익숙해 별다른 고민없이 쓱~쓱~ 종이에 글자를 그린뒤 투명한 마스킹 테이프를 덮고 예리한 칼로 잘 따냅니다. 그럼 색칠을 위한 투명한 마스크가 만들어지죠. 이걸 탱크위에 붙인뒤 페인트가 뭍어서는 안되는 다른 부분들을 신문지등으로 마스킹 합니다. 사용한 물감은 바탕이 비쳐보이는 아크릴릭 클리어 도료를 사용했는데, 빨강, 파랑, 스모크(검정) 세가지 색을 겹쳐 뿌려서 은은하고도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이 만들어 지도록 했습니다. 도료가 다 마르고 나면 마스크를 벗겨내면 되죠.
얼핏 보면 검정에 가까와 보이지만 맑은날 햇볕 아래에서는 붉은 기운과 푸른 기운이 함께 감도는 오묘한 색이 드러납니다^^ 이 사진을 찍은 것이 해가 넘어갈 무렵 그늘에서 찍은 것이라 색의 변화가 거의 나타나질 않네요.
불꽃이 없어도, 해골이나 드래곤이 없어도 랩터의 기본 컨셉인 자연스러운 메탈릭 텍스츄어와 함께 명판과 새로 그려넣은 한자가 어우러져서 미국식 커스텀 바이크와는 다른 독특한 맛이 나타납니다.
오늘 간만에 하늘이 맑고 이니셜 새겨 넣은 기념으로 잠깐 드라이브 나가며 찍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