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이야기 하고 있으면 너무나 즐겁고 편안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던중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되었다. 다시 본다면 약간 촌스러울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이젠 기억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1983년작 [플래쉬댄스]는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는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기억하며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영화들중의 하나다.
플래쉬댄스는 일반적으로 [람바다]나 [더티댄싱]같은 댄스영화로 분류하고 실제로도 댄스영화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댄스보다는 주인공 여성의 억척스럽고 당당한 모습과 열정적인 삶의 자세가 내게 큰 감동을 주었던 것 같다. 이 한편의 영화외에는 별다른 히트작도 없고 출연 당시 예일대 학생으로 학비를 벌기위해 영화에 출연했다는 <제니퍼 빌즈>는 영화속에서 낮에는 철공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춤을 추면서 전문적인 댄서의 꿈을 키우는 여성으로 등장한다.
다 쓰러져가는 창고같은 건물에서 개 한마리와 함께 살며 베트남전의 부산물이자 노동자들의 작업복이었던 M65 야전상의를 아무렇게나 걸치고 남자나 다름없는 거친삶을 살지만, 남모르게 발바닥에 밴디지를 감아가며 추는 그녀의 춤은 공장에서 흘리는 땀방울때문에 더욱 처절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마도 고등학교때 이 영화를 처음 봤던 것 같은데, 이후에도 비디오를 구해서 테잎이 늘어질때까지 보고 또 보곤 했던 것 같다. 특히 Irene Cara의 What A Feeling이 흐르는 오디션 장면은 댄스영화의 최고봉인 [백야]에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춤추는 장면에 버금가는 명장면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시작부분-제니퍼가 자전거를 타고 철공소로 출근하는 장면-과 함께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장면이다.
플래쉬 댄스는 '댄스 영화'라는 성격상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멋진 댄스곡들이 삽입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앞서 언급한 아이린 카라의 What A Feeling이나 Michael Sembello의 Maniac같은 노래들은 지금도 종종 방송에서 흘러나올 만큼 큰 인기를 끈 명곡들이다. 그중에서 What A Feeling을 들으며 잠시나마 그녀의 열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