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남쪽 최남단, 뉴질랜드의 인버카길이란 동네에 사는 한 노인이 있다.
자신만의 작업실을 겸하는 다 쓰러져가는 개라지에 살고 주변 사람들에게 괴짜취급을 받으며, 협심증까지 앓는 이 늙은이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기억될 것이라는 사실은 전 지구상에서 '
버트 먼로(Burt Munro)' 자기 자신과 이웃집의 꼬마 말고는 단 한명도 없었다.
본네빌(Bonneville)...
사막화된 소금 호수인 이곳은 전세계의 스피드 광이라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지명이다.
자동차, 모터싸이클등 바퀴달린 모든 것들의 최고 속도를 시험하는 장이 바로 미국의 본네빌이다.
버트 먼로는 평생 이 본네빌에서 달릴 꿈을 키워가며 자신만의 바이크를 튜닝하고 커스텀 빌드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티타늄을 직접 주조해서 피스톤을 만들어 내는등, 무려 1920년대에 만들어진 바이크를 직접 튜닝하며 평생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걸어가던 먼로는 마침내 미국행 배에 오르게 된다.
# 왼쪽이 실제 버트 먼로, 오른쪽은 먼로역을 연기한 앤서니 홉킨스.
# 실제 먼로의 바이크. 그는 전형적인 백야드 빌더이자 끊임없는 노력과 꿈을 쫒는 성격으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는 바이크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냈다.
말 그대로 천신만고의 고생끝에 본네빌에 도착한 먼로는 본네빌의 소금대지에 서게 되지만 사전등록등, 공식대회의 규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와서 출전을 제지 당하게 되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공식 대회 참가가 가능해지고...
마침내 모터싸이클 애호가 클럽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출전하게 된 먼로와 그의 분신과도 같은 바이크인 빨간 동체의 식별번호 35번 '
인디언'이 하얀 소금의 대지를 가르기 시작한다.
The Worlds Fastest Indian은 실화를 그린 영화다. 키위의 나라 뉴질랜드의 영웅이기도 한 버트 먼로의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영화는 뉴질랜드와 미국의 합작으로 만들어졌고, 강한 개성과 천부적인 연기력의
앤서니 홉킨스가 먼로역을 맡아 노년의 연기혼을 불태운다.
영화는 시종일관 먼로의 꿈을 찾아가는 여행기처럼 그려진다. 영화의 대부분은 마치 로드무비와 같은 형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는데, 후반부는 본네빌에서의 기록 도전을 그리고 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오래간만에 외화를 보면서 울렁거리는 카메라 워크나 맨질거리는 CG 대신 따뜻한 카메라를 만날 수 있어서 보는 내내 즐겁고 행복한 작품이다.
#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The Worlds Fastest Indian)’. 총 길이가 3.65m. 시속 200마일을 돌파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운 바이크이다. 왼쪽이 실제 버트와 인디언, 오른쪽은 영화 장면.
# 버트에 의해 인디언은 좀더 빠른 스피드를 위해 꾸준히 개조되었으며, 리터급(1000cc) 이하의 소형 모터사이클 부문에서 1967년에 세워진 그의 세계 신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왼쪽은 실물, 오른쪽은 영화장면.
# 실제 먼로의 인디언.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한 카울의 설계는 물론이고 극도의 경량화를 위해 잡다한 부품을 모두 제거한 것은 물론이고 금속제 오일뚜껑을 코르크 마개로 대신하는가 하면 브레이크 마저도 떼어 버리는 과감함을 선보인다.
# 먼로의 인디언을 재현한 레플리카. 먼로와 그의 바이크 인디언은 뉴질랜드 모터산업과 애호가들에게 신화와도 같은 존재이다. 뉴질랜드에서 매년 벌어지는 에어쇼에서는 특별히 이 정교한 레플리카가 등장, 활주로에서 먼로의 역사적인 주행을 데몬스트레이션 하기도 한다고 한다.
•1962년, 그는 세계 신기록인 시속 288km/h를, 1967년에는 엔진 출력을 높혀서(950cc) 시속 295.44 km/h를, 최종적으로는 그의 인디언으로
공인 최고 시속 305.89 km/h를 돌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