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 키예프 근교에서 밀리터리 매니아중 리인액터들에 의한 전장 재현행사(리인액트먼트)가 열렸다. 이 사진들은 로이터 통신이 취재한 것으로, 1944년 5월 9일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을 탈환하며 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독일군을 몰아 낸 역사적인 사건을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리인액터들이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를 기념해 9일을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로 하고 있는데, 러시아 리인액터들의 활동상이 알려진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먼저 독일군 역할을 맡은 사람들의 복장이나 장비가 상당히 수준급이란 것을 알 수 있는데, 맨 앞의 무장 친위대 중위의 경우 얼굴 표정이나 자세가 아주 일품. 뒷쪽의 대원들중엔 간간히 친위대원이 아닌 스프린터 위장무늬의 판쵸를 걸친 국방군(일반 육군)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영화 에네미 앳 더 게이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잘생긴 소련군 청년의 자세는 딱 기록사진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교본과도 같은 포즈가 인상적. 소련군 병사 역할의 리인액터가 걸친 옷과 장비는 모두 2차 대전 당시의 진품으로 보이고, 반면 독일군 병사는 대부분의 장비가 모조품인 레플리카인 것이 대조적이다.(역시 러시아 지역이다 보니...)
소련군 붉은군대의 가장 무서운 점을 보여주는 한 장면. 뒷쪽에서는 독전대가 후퇴를 불허하는 가운데 적기를 나부끼며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붉은군대의 용맹은 이미 수없이 많은 전투에서 그 용맹을 증명하고 있다. 모신나강 소총으로 스모크를 걸친 무장 친위대원의 등을 노리는 대원의 액션은 이것이 리인액트의 한 장면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과격하다(저러다 진짜 찌르는거 아닌가?). 진짜 제대로 된 T-34/85의 등장과 돌격은 이 행사의 규모를 알려주는 동시에 러시아에서 펼쳐지는 리인액트의 참맛을 보여준다. 전차의 차체에 주렁주렁 매달린 보병들의 무더기를 연출하지 않은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 이 사진들을 보고나니 옷장안의 군복들을 다 꺼내 입고 나도 저 속에서 뛰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