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ANG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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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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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cycle Diary'에 해당되는 글 75건

  1. 2007.04.16
    봄의 삼청동... 2
  2. 2007.04.09
    자세 조낸 불편해 보여염~ 4
  3. 2007.04.02
    아산만 투어 에필로그. 8
  4. 2007.04.02
    모래바람 속으로... 9
  5. 2007.03.23
    Wing Of Dark Soul... 10
  6. 2007.02.21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 - 강화도 솔로 투어 4
  7. 2007.02.08
    사하라를 달리다... 7
  8. 2007.02.07
    인생을 건 질주-파리 다카르 랠리. 6
  9. 2007.01.18
    바이크의 고속도로 통행금지가 합헌이라굽쇼? 7
  10. 2006.12.07
    Matteblack velvet goldmind with raptor. 5
  11. 2006.11.19
    Sunday, Mickey & Serang, 남산... 8
  12. 2006.11.05
    유명산, 청평, 가을의 끝자락... 나홀로 투어. 5
  13. 2006.11.02
    광화문... 그 당당함을 위해. 2
  14. 2006.11.02
    남한산성, 단풍, 닭볶음탕, 그리고... 4
  15. 2006.10.30
    일본 제로 챠퍼스 기무라 전시회 5
  16. 2006.10.18
    Mirror Reflections Spirit... 2
  17. 2006.10.11
    강철의 교향곡. 2
  18. 2006.09.30
    바이크를 좋아하는 이유... 2
  19. 2006.09.28
    랩터와 화이널 수어사이드. 2
  20. 2006.09.25
    시가전 - 도심에서 세상과 맞서다. 10
옅은 황사가 약간 있긴 했지만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유난히 포근하고 맑게 느껴진 일요일.
오전 내내 집에 있다가 오후에 바이크를 타고 삼청동길 기행을 나섰다. 옷차림도 가볍게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본 삼청동은 인사동과는 또 다른 맛이 있어 좋은데, 이젠 완전히 유원지가 되어버린 인사동의 1990년대 말 모습과 흡사하다.
경복궁은 한가로운 오후의 분위기를 그대로 머금었고 지난밤의 빗줄기에도 꿋꿋하게 버틴 벗꽃은 꽃잎을 하늘에 흩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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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의 지엄함을 상징하듯 버티고 선 단단한 화강석벽과 단풍잎이 가로지르는 소박한 민가의 벽은 서로 다른 주인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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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내가 보았던 삼청동의 모습은 바로 이 집과도 같았다.
온전히 전통적인 집도 아니고 그렇다고 70년대식 새마을 운동의 빨갛고 파란 기와집도 아닌, 전통을 바탕으로 하되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집'이 바로 삼청동 한옥마을의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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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도 요즘은 반짝 붐이 불어 수많은 건물과 가게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머지않아 인사동 처럼 될 것이 분명하지만, 반나절 동안 돌아본 이 동네는 그나마 서울에서 사람냄새를 풍기고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몇 안되는 곳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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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터를 타고 가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중의 하나가 바로 위의 제목에 쓴 말이다.
이밖에도 "허리 졸라 아프겠당~", "왜 그런거 타요?", "장거리는 못가겠네~"등등... 일일히 답변하기도 뭐하고, 무시하기도 애매한 질문이자 감상인데, 이럴때 좋은 말이 바로 군대에서 많이 듣는 "몸을 옷에 맞춰라!"라는 말이다.
군에서 보급품으로 옷을 지급받으면 종종 자신의 사이즈와 다른 경우가 있는데, 그땐 정말 몸을 옷에 맞추는 것 외에는 별다른 수가 없다.
커스텀 바이크는 그 특성상 라이더의 편안함과 안락한 자세보다는 메카니컬한 부분과 미학적인 부분이 우선시되는 분야다.
주문제작일 경우 애초 주인의 체형과 취향이 반영되긴 하지만 역시 시판차량과는 승차감의 차이가 크다.

일단 랩터와 비슷한 컨셉과 비슷한 라이딩 포지션을 갖는 다른 바이크 두종을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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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는 일본 제로 쵸퍼스의 바이크로 랩터와 마찬가지로 리지드 프레임에 프론트 풋레스트, 낮은 핸들바가 특징인데, 프레임과 시트, 풋 레스트 포지션은 랩터와 거의 같지만 핸들바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약간 높다.
아래의 백신스키는 랩터와 마찬가지로 맷블랙 바이크로, 할리를 베이스로 만들어져 뒷쪽에 쇽 업 쇼버가 숨겨져 있다.
풋 포지션은 랩터보다 좀더 앞으로, 핸들바는 드래그바를 사용해서 약간 높은 편이다.(물론 일반적인 다른 어메리칸 스타일 바이크들 보다는 낮지만)
랩터는 제작 당시부터 아주 익스트림한 컨셉으로 제작된 바이크다.
강철을 사용해 만들고 그 용접자국을 그대로 살리며 녹이 슬던 말던 색칠조차 안한, 그리고 딱딱한 고정 차체에 강철로 만들어져 쿠션이 거의 없는 시트, 극악의 라이딩 포지션... 사실 어찌보면 고문도구나 다름없는 이 바이크에 일단 '몸을 맞추면' 다른 바이크는 심심하고 재미없어서 탈 맛이 안난다.

"세상엔 편한게 다가 아닐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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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를 탈때 필요한 것은 거의 없다.
다른 사람들은 뭐 이것저것 많이도 챙기는 모양이지만 나는 그저 고글과 장갑, 헬멧 하나면 충분하다.
내 머리에 꼭 맞는 헬멧은 마치 내 바이크 만큼이나 또다른 나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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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만으로 가는 도중에 들린 휴게소에서 커피한잔 마시고 있으니 우리 일행외에도 수많은 바이크들이 몰려 들어온다.
사진에 나오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아마 족히 백여대에 가까운 바이크들을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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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와 황해바다...
누런 갯벌과 누런 하늘, 그리고 석양이 질때면 붉게 변하는 서해바다는 푸른 동해와는 또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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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만에서 만난 주한 외국인 라이더들.
인근의 평택에서 온 팀으로 주로 주한미군이거나 미군에서 일하는 군속들이라고 한다.
왼쪽의 검은 자켓 입은 아저씨는 미국에서 쵸퍼를 탔던 사람이어서 내 바이크를 보자마자 뒷쪽 쇽업쇼버가 없는 리지드 스타일을 타는게 멋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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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4월의 시작은 역대 최악의 황사로 시작되었다.
한국의 봄이 아니라 타클라마칸 사막의 모래폭풍을 만난듯한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다 그 묵시록적인 풍경에 잠시
빠져보게 된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고독한 한마리의 늑대처럼' 혼자 바이크를 타왔지만,
오랜만에 모 동호회의 짧은 투어에 참가해 함께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서울을 떠나 아산만 방조제에 다녀왔는데, 집결장소로 가다가 만난 멋진 형님이 에스코트해주니 역시 라이딩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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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는 앞만 바라보고 달릴 꺼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변의 미묘한 교통상황을 항상 살피고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는 것은 물론이며,
특히 때로는 뒤도 돌아볼 줄 알아야하는 것이 바이크 라이딩이다. 마치 우리네 인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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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달리는 주행... 나름대로의 즐겨움도 있지만, 역시 어색하다.
다들 꼿꼿이 몸을 세우고 달리는 가운데 혼자서만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마냥 잔뜩 웅크리고 달리는 내 뒷모습은
무리속에서도 홀로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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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다못해 붉어보이는 하늘, 고글을 썼어도 파고들고 입안을 버석거리게 만드는 모래먼지, 그리고 몸을 때려대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내 모습은 마치 멜깁슨이 츨연했던 영화 매드맥스의 한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달리면서 그 생각에 혼자 피식 웃었다. 물론 웃다가 입안에 한웅큼 들어오는 모래바람에 바로 인상이 써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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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위에서는 잡념들이 사라진다.
도로위의 차선들은 규칙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하게 날 목적지로 인도하며 마치 빗줄기와 같이 내 머릿속을 씻어내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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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여간 여행을 떠나고 싶어 몸살을 앓을 지경이었다. 이러다간 병이라도 나지 싶어서 바람쐴겸 가까운 곳에라도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강화도에 다녀왔는데, 가깝지만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곳이었던 강화도... 좋았다. 막연히 생각하던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삼국시대 이후로 단군을 모시던 제사를 지내던 성지, 고려시대에는 전란을 피해 임금과 궁이 들어섰던 곳, 개화기에는 외국군대의 해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이곳을 지키던 조선군사들의 피로 물들었던 비운의 땅이다.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해병대 박물관에는 바로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노획한 군기를 비롯한 물품이 전시되어 있고 그들의 입을 빌어서 말하자면 "조선 군사들은 마치 불사의 신이라도 되어버린 듯 총을 맞고도 총칼을 휘두르고 활과 포를 쏘는 놀라운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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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역사가 말해주듯 대부분의 건물과 진들은 모두 불타거나 무너져 버려서 현재는 기록과 사진을 토대로 복원된 건물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성문의 아래 서니 마치 당시 병사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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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들 때문인지 달리는 길이 마냥 좋기만 하진 않다.
초지진으로 가는 길에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송전탑이 마치 강화도를 쳐들어왔던 미국전함의 돛대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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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바다하면 동해지...서해는 시커먼 뻘에 물도 더럽고..."
그러나 그 더럽고 기분나쁜 뻘속에 녹아든 고단한 우리들의 삶과 구구한 역사를 생각하다보면 서해의 모습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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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좁아 흙을 일구는 일 뿐만 아니라 뻘속에 몸을 뭍고 조개를 캐고 고기를 잡는 삶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그 더럽다는 '뻘이 곧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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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화는 아름답다.
동해의 파도와 속초의 기암절벽은 없을지 몰라도 은근하고 수수한 멋과 눈을 힘들지 않게 하는 깊은 맛이 있다.
동해가 일출이라면 서해는 낙조가 아름다운 것 처럼, 모든 사람에게는 양면성이, 인생에는 명암이 있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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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 1일이 되면 전세계에서 가장 험하기로 악명높은 파리 다카르 랠리가 시작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바다를 건넌뒤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해 세네갈의 다카르까지 장장 1만Km 가량을 20여일 동안 달리는 이 랠리는 1978년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이후 매년 전세계에서 날아 온 도전자들을 받아 들였고, 그동안 십수명의 사망및 실종자, 수십명의 부상자와 참가자의 70% 가량이 기권해 버리고 마는 '죽음의 랠리'이기도 하다.

자동차, 트럭, 모터싸이클의 세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각자 아프리카의 사막과 산악지대를 달리는 이 랠리는 그 난이도 만큼이나 불가사의한 마력으로 전세계의 드라이버와 라이더들을 불러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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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다카르의 창시자인 티에리 사빈(Thierry Sabine)은 1977년 Abidjan-Nice 경주중 리비아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었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기적적으로 "모래에 의해 구원"되어 파리에 도착했으며, 그가 조난 당한 동안 보았던 꿈처럼 아름답고 환상적인 사막의 풍경에 대한 감동을 나누기 위해 사막횡단 랠리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한다.
1983년에는 경기도중 끔찍한 모래폭풍으로 40여명의 랠리 경주자가 길을 잃지만, 4일간의 수색을 통해 기적적으로 모두 구조되었는가 하면, 1986년에는 이 랠리의 창시자인 티에리 사빈과 프랑스 가수 Daniel Balvoine을 비롯한 5명이 경기중 헬리콥터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티에리 사빈의 유해는 사막에 뿌려졌다.
올해 역시 예외는 없어서 두명의 모터싸이클 참가자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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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마다 차량고장이나 파손은 일상적인 일이고 벼랑에서의 추락, 다리와 발이 부러지는 부상, 길을 잃어 버리는 실종사고, 사막의 약탈자들에 의한 습격, 야생동물에 의한 사고, 극심한 피로로 인한 마비등, 지옥같은 고난의 행군을 뚫고 마침내 금빛으로 일렁이는 세네갈의 바닷가를 달리며 결승점에 들어 온 참가자들은 성적여부를 떠나 극한의 환희를 맛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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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랠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89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이 대회에 참가한 박정용 선수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부터였다.
참가를 겸심하고 난뒤 당시 돈으로 1억여원이 소요되는 참가경비를 협찬받기 위해 국내 자동차 3사를 전전하지만 매번 문전박대를 당한 그가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당시에는 군용차와 트럭을 생산하던 아시아 자동차였고, 당시 군용지프로 사용되던 K-111지프를 개조한 차량으로 랠리에 참가하게 된다.
다른 나라 참가자들과는 달리 본격적인 백업과 지원팀도 없이 달랑 자신과 여분의 부품과 식량을 실은 2호차 두대로 참가한 박정용 선수는 목숨을 걸 정도의 투혼을 발휘하지만 결국 공식기록으로는 탈락하게 된다.(매일 규정시간까지 일정 구간을 통과해야만 공식기록에 포함된다.)
그러나 달빛 하나 없이 캄캄한 사막의 모래구덩이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완주'를 결심한 그는 마침내 다카르의 금빛 바다를 보게되는데, 그가 귀국한뒤 한동안 그가 탔던 차량이 전국의 기아 자동차 매장에서 순회전시되기도 했다.

당시 주니어 모터크로스 선수였던 난 파리 다카르 랠리의 모터싸이클 부문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었던 만큼 그의 차량을 찾아가 직접 보고 만져 보았고, 특히 튀는 돌멩이에 깨진 왼쪽 헤드라이트, 부서지고 휘어버린 차체, 찢겨진 타이어, 운전석 안에 그대로 남아있던 사하라 사막의 모래등, 경주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그 차량을 잊을 수가 없었다.(그당시 전시기획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진짜 전시가 뭔지를 아는 사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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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경주이지만, 마치 우리의 인생을 줄여놓은 듯 희비가 엇갈리는 이 랠리로 인해 난 어린 나이에도 '산다는 것'에 대한 진리의 끝자락을 잡아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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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라온 뉴스중에 당최 이해가 안가는 것 한가지. 일단 뉴스 원문을 보자.

"오토바이 고속道 통행금지는 합헌”
헌재 "운전자 기본권 침해 안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17일 긴급자동차가 아닌 오토바이와 같은 이륜자동차의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도로교통법 58조에 대해 ‘이륜차 운전자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는 자동차 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동차만 다닐 수 있도록 설치된 도로”라며 “이륜차의 통행을 허용할 경우 고속으로 주행하는 이륜차의 사고 위험성이 더욱 증가되고, 그로 인해 일반 자동차의 고속 주행과 안전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륜차의 특성상 사고발생과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려는 해당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이륜차 통행을 금지하더라도 그로 인한 기본권 침해 정도는 경미한 만큼 기본권 제한 최소한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바이크의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규에 대해 바이크도 엄연한 교통수단임을 들어 자동차와 대등한 수준으로 주행이 가능하고 안정성이 보장되며, 자동차와 동일한 수준의 교통법규와 지식에 대한 시험을 치룬후 취득할 수 있는 2종 소형 면허가 필요한 배기량 250cc이상의 바이크로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의 통행을 허가해 달라'는 헌법소원에 대한 판결이다.

바이크를 안타시는 분들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바이크(오토바이)는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가 없다. 혹자는 '그거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세계적으로도 선/후진국을 포함해 바이크의 고속도로 통행제한을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간혹 특수한 이유로 바이크의 진입을 금지하는 '특정구간'이 있을 수는 있어도 우리나라에서 처럼 모든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을 금지하는 경우는 없다.
이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의 도로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통행하는 기본권에 대한 문제다.

재판부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는 자동차 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동차만 다닐 수 있도록 설치된 도로”라며 “이륜차의 통행을 허용할 경우 고속으로 주행하는 이륜차의 사고 위험성이 더욱 증가되고, 그로 인해 일반 자동차의 고속 주행과 안전까지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는데, 여기에 스스로의 모순이 있다.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속도로'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① 자동차 전용도로일 것, ② 출입제한을 할 것, 즉 교차 부분을 입체로 하고, 인터체인지만으로 출입할 것, ③ 중앙분리대 등으로 왕복교통을 방향별로 분리할 것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단, 그 도로의 성격과 교차하는 도로의 교통량 여하에 따라서는 일부의 평면교차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일부 또는 부분적 출입제한이라고 한다.

즉, 이번 판결에서 가장 쟁점이자 중요한 판결의 기준이 된 것은 바로 제1항인 '자동차 전용도로일 것'인데, 우리가 바이크, 오토바이등으로 부르는 모터싸이클은 대한민국 법률상 '이륜자동차'이다. 바퀴가 두개 달린 자동차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이륜자동차'는 그 용어 자체에서 이미 '자동차'임을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더 근본적으로 고속도로를 규정하는데에 왜 '자동차 전용도로일 것'이라는 항목이 들어갔는가를 생각하면 더욱 명확해 진다.
현대적인 고속도로의 기원인 독일의 아우토반을 건설한 히틀러는 "수레와 말에 의한 교통이 수레와 말 자신을 위한 도로를 만들었듯이 기차는 자신을 위해 필요한 철로를 만들었다. 따라서, 자동차도 자신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자동차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며 고속도로를 만들었고, 뒤이어 영국의 모터웨이(motorway), 그리고 이탈리아의 아우토스트라다델솔레등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렇다. 근대의 도로는 사람, 말, 수레, 자전거들이 모두 함께 다니는 길이었는데, 자동차가 생기며 각종 사고가 속출하자 소통원활과 자동차에 의한 '인명피해'를 막기위해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긴 것이다.
바퀴의 갯수가 다를지언정 엄연히 엔진과 구동장치및 제동장치를 갖추고 있는 이륜자동차는 당연히 자동차이며, 자동차 도로를 달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법령으로 이륜자동차가 인도를 달리면 불법이 되고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 재판부의 고속도로 이륜차 통행금지 합헌 결정은 '이륜자동차가 달리는 것으로 인해 네바퀴 자동차들의 통행불편을 초래하는 것을 막거나 이륜자동차 운전자들의 안전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자동차 중심의 편의주의와 이륜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을 그저 폭주족 정도로만 생각하는 얕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륜 자동차를 생업의 수단으로 삼고 있고, 출퇴근등 장/단거리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며 여가생활, 취미활동으로 즐기고 있는데,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이런 전국의 이륜차 운전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아 버린 것에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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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지난 여름의 바이크 전국일주 당시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일반국도를 달리다가 군데군데 난데없이 나타나는 '이륜차 진입금지 구간' 팻말에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 길이 아니면 달리 갈 길도 없고 우회도로라는 것은 미로같은 시골 동네 골목길들인데, 도대체 일반 여행자와 운전자들이 어떻게 그 길을 찾아 다니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굳이 바이크의 천국이라 불리우는 미국예를 들지 않더라도 몇년전 영국의 고속도로에서 보았던 60년대산 재규어와 40년대 트라이엄프 모터싸이클이 나란히 달리는 풍경과 후지산을 바라보며 고속도로를 자유롭게 질주하는 일본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나게하는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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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밀리터리 콜렉션 물품중에 병사들이 주둔지에서 외출용으로 맞춰 입는 이른바 '테일러 메이드 자켓'이 있다. 다양한 종류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2차대전~한국전쟁 당시 유행했던 벨벳 소재의 옷에 손자수로 다양한 그림들을 그려넣은 점퍼들. 이번에 맷블랙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velvet goldmind 후드 자켓은 바로 이런 복고풍의 빈티지 자켓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요즘 날씨에는 약간 얇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원하던 형태와 느낌으로 제작되어 상당히 만족스러운 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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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이 옷의 피팅모델 역할을 하느라 촬영한 사진들이다. 랩터와는 아주 궁합이 잘 맞는데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즐겁게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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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큼직하게 들어간 한쌍의 천사날개와 바이크 그림은 검정색 벨벳 소재의 옷에서 화려한 시각적 포인트를 제공한다. 어깨에 들어간 문양은 19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재봉틀의 장식문양을 차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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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와 함께 할때는 강렬한 포스를 뿜어낼 뿐만아니라 일상복으로도 손색이 없는 벨벳 골드 마인드를 입고 촬영한 사진들로 인해 그동안 날씨가 추워 랩터와 함께 하지못했던 격조한 시간들을 보상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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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부터 찾아온 제법 쌀쌀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 한풀 꺾인 일요일, 오래간만에 미키 형님의 호출에 느즈막히 이태원에 가서 커피 한잔을 했다.
춘천에서 영어 강사를 하고 있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덩치 좋은 백인 한명과 함께 낄낄대며 이야기 하다가 수다쟁이 백인을 보내고 나니 날이 어둑어둑 해진다.
바로 근처인 남산에 슬쩍 올라간다.

이젠 잎이 떨어져 가는 은행나무와 바닥에서 뒹구는 낙엽들이 서늘한 겨울의 분위기를 제법 맛보게 만들고, 가진거라고는 불알 두쪽과 제멋대로 만든 바이크 한대뿐인 사내들 둘이서 가로등을 맞이하다가 돌아왔다.
시커먼 가죽으로 몸을 감싸고 등판에는 큼직한 그림이 그려져 거칠기 짝이 없어 보이는, 그러나 누구보다도 날씨와 하늘과 풍경을 가슴으로 느끼는 사람들이라는 것은 변함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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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을 느끼게 만드는 11월의 첫 주말.
간밤에 번개와 천둥이 치며 한바탕 장대비가 휘젖고 지나간 아침 무렵 하늘에는 솜털구름이 남실대며 말끔하게 개어 있었다. 가을의 끝자락을 잡아 보고자 아침부터 떠난 솔로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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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양평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다가 청평쪽으로 가다보면 나타나는 유명산.
바이크 라이더들에게는 도로 상태가 좋으면서 와인딩(코너 공략)을 하기 좋은 장소로 무척 '유명'한 산이다.
정작 난 바이크 타기 좋다기 보다는 색색으로 물든 산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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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을 넘어 청평쪽으로 마저 달린다.
설악이란 표지판이 계속 나와서 한참 멀고 먼 설악산 표지판이 왜 나오나 했더니 그냥 이곳 지명이 '설악'이다.
길이 아름다와서 잠시 쉬며 구름과자 한대 피워물고 가을 볕에 잠시 몸을 맏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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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 물과 산, 그리고 하늘이 사이좋게 한데 모여 맘이 편안해지는 풍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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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 날리는 은행잎이 아름다우면서도 왠지 쓸쓸해 보이는 것은 유난히 짧아진 가을을 원망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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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을 다녀오다가 세종로를 지나며 광화문을 바라본다.
예전부터 여길 지나칠때마다 사진 한장 찍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며칠전에 본 뉴스가 떠오르며 이런 광화문을 앞으로 한동안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얼른 바이크를 돌려 세우고 사진을 찍는다. 오늘이 마지막 기회다!

조선왕실의 주궁인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은 지난 세기동안 일제에 의해 온갖 수난을 당했던 문이다.
1395년에 세워진 이후 임진왜란때 소실되고, 1864년 흥선대원군이 재건하였으나 다시 일제에 의해 해체되어 다른곳으로 이전되고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워버린다. 이어 한국전쟁때 폭격에 의해 전소된후 1968년에 목재가 아닌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재건되었지만, 이때 건물의 위치나 방향이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건물에 맞춰 뒤로 14.5m 물러나고 방향도 약간 동쪽으로 틀어졌다고 한다. 이달중 철거되는 광화문은 원래의 위치와 목재로 복원되어 2009년 12월에 복원을 마칠 계획이라고 한다.

당당하고 위엄있는 조선왕실 주궁의 정문인 광화문은 듬직하고 기품이 깃든 문이다. 옛날이라면 왕만이 드나들 수 있었던 가운데 문앞에 버티고 선 랩터가 시대가 달라졌음을 상징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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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다니는 길이자 궁궐의 문임을 상징하는 오조룡 조각이 가운데 문의 윗쪽을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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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석축기단위에 정면 3칸, 중층의 우진각 지붕으로 된 문루를 세운 광화문은 아름다운 공간설계와 위엄을 갖춘 전통건축물의 멋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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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3:30 요 얼마간 미칠듯이 방랑벽이 도져서 못견디겠더니만, 오늘은 점심때 문득 닭볶음탕(닭도리탕의 표준어)이 먹고 싶어졌다. '닭볶음탕하면 남한산성이라고 하던데...' 하는 핑계김에 아직 가본적이 없던 남한산성에 다녀왔다. 마포를 출발해 양재를 지나 성남방향으로 달리다보니 어느새 나타나는 남한산성 표지판. 가까운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울줄은 몰랐다. 자주 가던 헌인릉과는 지척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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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4:45 길은 어느새 오색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도시에 사는 가장 큰 아쉬움은 이런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는 것. 오랜만에 보는 강렬한 원색의 물결앞에 넋을 놓다가 지난번 전국일주가 온통 푸른색 천지이던 때였음을 상기하니 시간의 흐름이 문득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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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6:15 먹어줘야 하는거다 닭볶음탕. 이것때문에 온 것이 아닌가! 혼자 당당히 들어와 음식을 시키니 주방 아주머니가 눈이 똥그래져서 "총각이 이거 혼자 다 먹으려고? 많을텐데... 하긴 남으면 싸가면 되지 뭐~."하면서 열심히 끓여준다. 양념은 뭐 그저그랬지만 닭은 아주 부드럽고 감자가 맛있어서 모가지랑 날개 한쪽 남기고 다 먹어치워 버려서 싸가지고 올 것은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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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7:30 저녁을 먹은뒤 날이 어두워진 후 남한산성에 오른다. 날이 뿌옇게 흐렸던 관계로 전망보다는 야경이 나을듯해서 저녁이나 먼저 먹자고 한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 후후~ 수어장대까지 가는 길에 아.무.도.없.다! 가로등도 없는 산길을 달빛을 벗삼아 혼자 허위허위 오르는 기분도 오래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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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08:10 그리고 맞이한 성남 시내의 야경. 너무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도시의 깜빡이는 불빛에 잠시 넋을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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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일본의 세계적인 챠퍼 메이커 제로 챠퍼스의 빌더 기무라씨가 동경에서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곤충학을 전공해서인지 고전적이고 빈티지 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유기체처럼 보이는 그의 바이크들은 내 랩터의 탄생에도 큰 영향을 미친 챠퍼이기도 하다. 맷블랙의 황일동 감독이 일본 출장길에 들러 찍어 온 덕분에 눈요기를 하게 된 그의 전시회중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바로 사막을 달리는 이 한장의 사진. 중학교 2학년때 처음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이후로 바이크를 타고 파리-다카르 랠리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었던 내 이상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잠도 안자고 한 2~3일 정도 줄곧 달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고 있는 참에 보게 된 이 사진은 심장 깊은 곳에서 용솟음 치는 나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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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길을 걷다 창이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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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열처리된 강철의 피스톤이 휘발유와 공기가 혼합되어 안개처럼 뿌려지는 연료의 폭발로 실린더를 왕복하며 만들어내는 웅장한 교향곡. 둥둥 거리는 큰북의 템포를 따르다가 능숙한 바순 연주자의 호흡처럼 두둥거리며, 때론 트럼펫의 날카로운 고음을 흉내내는 두개의 나팔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 어떤 연주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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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똑같아 보이지만 거리를 걸을때와 버스를 탔을때,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길을 가며 어깨를 부딛치는 복잡한 도심도 버스를 타고 창밖으로 보게 되면 어딘가 모르게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저 빼곡한 건물들 틈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바이크에 올라 바라보는 세상은 마치 청룡열차를 탄 것 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마치 세상속의 복잡한 일들은 모두 잊으라는 것 처럼...
얼굴에 부딛치는 바람처럼 모두 날려버리라 말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척추를 타고 전해지는 엔진의 고동처럼 두근두근 거리는 심장이 아직 내가 이세상에 살고있고 여전히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바이크를 탈때는 진정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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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블랙에서 제작된 머신들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머신중의 하나가 바로 Final Suicide다.
같은 리지드 방식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포지션도 비슷하고 제작 컨셉도 닮아있는 바이크인데, 이 머신을 타는 수진이란 친구 역시 그 바이크만큼이나 개성이 강하고 능력이 뛰어나서 서로 즐겁게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좋은 친구다. 어디가 되었든 일단 둘이 만나서 움직이기만 하면 그 자체가 한편의 영화 같다고 어떤 후배가 말을 하던데...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마음과 스타일, 생각이 맞는 친구와 함께 하는 라이딩은 빠르지 않아도, 와일드 하지 않아도, 아리따운 Tandem Girl이 없어도 즐겁기만 하다. Photo By 이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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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맛을 들이고 나면 도시는 무척이나 공허해져 버린다.
지나치게 복잡하고 각진 도시는 내 뇌신경을 바늘로 쑤시듯 자극한다.
그 도시의 한가운데에서 철마 한대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세상은 마치 바이크 체인이 톱니에 물려 돌아가는 것 처럼 어디론가 흘러 돌아가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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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이 도시와 싸움이라도 하겠다는 듯...
날카로운 고글 하나를 끼고 전투복과도 같은 검은 옷을 걸친뒤 철마에 올라타 세상을 바라본다.
걷고, 달리고, 부대끼고, 밀치고 밀리고,
웃다고 울고 미소짓다가 무표정한...
와글와글 시끄러운 세상속에 나는 또 하나의 소리를 보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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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복잡함을 날려버리겠다는 듯이 터져나오는 강렬한 폭발음은 내게 다른 소리들은 잠시 잊어도 좋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울부짖음이 귀에 스르륵 감겨 들어올 즈음...
철마의 고삐를 당기며 땅을 박차면 세상은 미끄러지듯 내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정면으로 맞서되 몸을 낮추고 정면을 응시하며 바람이 내 이마를 가르는 것을 느낄때...
세상은 시야에 빨려들듯 달려들다 어느덧 내 뒤로 사라져간다... Photo B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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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에 몸을 맡기고 세상에 내 영혼을 맡기기로 한 날. Photo By In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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