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본가가 나주, 친지들이 모두 광주에 살았던 관계로 주변에 당시 화를 입으신 분이 있는가 하면, 아주 가까운 분중에 당시 진압군으로 광주에서 충정작전을 시행한 특전사 대원 출신인분도 계십니다.
전 개인적으로 당시 저항한 광주시민과 시민군은 물론이고 계엄군과 진압군으로 투입된 당시 국군장병들 역시 시대가 낳은 크나큰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군인은 군인입니다. 명령이 떨어지면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고 특수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인 폭력성이 발현되는 것 역시 어떤 소요나 분쟁, 전투에서나 일어나는 일입니다.
당시 비극의 가해자는 광주를 '빨갱이 집단, 간첩들의 준동, 좌익세력의 폭동'등으로 매도하며 군대의 투입을 명령하고 폭력으로 진압하며 발포하도록 허가를 내린 사람들입니다.
특히 그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인 전두환씨는 평생을 두고 그 죄를 추달해야 마땅할 것이며, 사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나라였다면 진작에 처형당하고도 남았을 인물입니다.
비극적인 사건이 있은지 27년, 오늘 아침은 하늘에 드리운 구름장막이 당시의 넋을 위로하는 '만장'처럼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제 또다른 전문분야가 바로 이런 군복과 군장의 수집인데, 이옷의 경우 군복발전사에서 무척 중요하고 큰 발전을 가져온 군복임에도 불구하고 5.18때문에 극도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어져 일순간 세상에서 모습을 감춰버린 역사가 담긴 옷입니다.
전역자들의 경우 자신이 입었던 군복은 큰 자랑꺼리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특전사 출신 병사들은 이 옷을 떳떳하게 입을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대부분 걸레나 작업복으로 없어져 버려서 실물을 구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군복중의 하나입니다.
제 소장품이기 때문에 명찰은 제 이름으로 바꿔 놓았지만, 이 옷은 실제로 광주에 투입되었던 분에게 구입한 것입니다.(물론 투입 당시에 입었던 것은 아닙니다. 전역때 받은 새 군복이죠)
지금도 광주이야기만 나오면 평생 지을 죄를 다 뒤집어 쓴 표정으로 한숨만 쉬시던 그분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꿈많은 학생들과 새파란 청춘의 군인들을 눈물과 한숨으로 살아오게 만든 그들을 결코 용서해선 안될 것입니다.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엔 붉은 피 솟네! -오월의 노래2 중에서(아래 삼각형 플레이 버튼 누르면 노래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