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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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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대로 보내기가 아쉽고 마침 밤바다를 보고 싶어서 지난번에 갔던 협제 해수욕장을 새벽에 다시 찾아가 봤다. 낮과는 달리 밤바다는 지극히 고요한 가운데 파도 소리만이 리듬을 타며 들려왔지만 몇군데의 가로등 덕분에 여전히 맑은 물은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침내 제주에서 보낸 6일째이자 제주를 떠나야 하는 오늘, 일찌감치부터 반드시 가보리라 생각한 몇군데를 마저 둘러보고 가기로 합니다. 그 첫번째는 516도로에서 남조로로 이어지는 1112번 산록도로입니다. 양옆으로 거대한 삼나무 숲이 펼쳐지며 마치 배틀 오브 벌지의 한장면이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비가 촉촉히 오는 가운데 몸은 비에 젖어가고 마음은 운치있는 길의 정취에 흠뻑 젖습니다.

이 길을 지나다보면 절물 자연휴양림을 만나게 됩니다. 잠시 들러보았는데 가족단위로 와서 쉬고 가기엔 좋을 것같았지만 휴양림이라기엔 조금 면적이 작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매캐한 자동차 매연냄새가 아닌 숲의 냄새에 머릿속이 평온해지고 각종 기생식물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남조로를 타고 조금만 가다가 왼쪽을 보면 낯선 느낌의 거석들이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로 현재도 계속 조성중이며 2020년에 완전히 완료될 예정이라는 제주 돌문화 공원입니다. 물론 지금도 박물관과 야외전시장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미리 공언하자면 제가 다녀본 곳중 제주에서 최고의 관광지를 꼽으라면 바로 이곳을 꼽게 될 것 같습니다.

이 공원은 제주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각종 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시해놓은 곳으로 일반적인 전시장이나 박물관 같은 곳들과는 달리 완벽한 자연친화적인 전시방식이 눈에 띄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전국을 여행하며 가장 안타까왔던 것은 아름다운 경치가 있던 곳이 각종 유흥시설로 뒤덮히고 중요한 문화재들은 모두 콘크리트 건물속으로 들어가 있어 찾아보기 힘들고 흥취가 덜해지는 것이었는데, 이곳은 그 흔한 음료 자판기 하나까지도 완벽하게 감춰버리는 멋진 센스를 발휘하고 있는 곳입니다. 즉, 처음 이곳에 들어서게 되면 제주도 전통 초가집이 있는 마을 한곳에 들어서는 느낌을 받게 되며 모든 전시물은 그 초가집들 내부에 전시되어 있으며 야외 전시물은 마치 오래전부터 바로 그곳에 있었던 것 처럼 자연스럽고 원래 용도에 맞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주의 울창한 원시림속에 마련된 관람길을 따라 슾속에서 각종 조각들을 만나본뒤 숲을 빠져나오면 제주에서 발견된 30여기의 모든 돌하루방을 만나볼 수 있으며, 조그마한 연못이 있는 갈대밭이 눈을 편안하게 합니다.

장장 30만평의 부지위에 들어선 이 광활한 돌문화 공원은 나중에 완전히 조성이 끝나면 무려 100만평의 거대한 생태공원이 될 것 이라고 하며, 민/관 합동으로 조성되고 있는 이 공원은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획력이 빛나는 공원이고 현재는 관광객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5년이내에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제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은 꼭 한번 들러서 보고 오세요.(제대로 둘러보려면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산악지대에서 다시 제주시로 빠져나와 제주항으로 갑니다. 고깃배들이 들고 나는 수산물 공판장이 있는 쪽을 가니 어부 분들이 그물과 낚시, 배를 손질하느라 분주합니다. 배가 들어와서 잡은 고기를 공판장에 내놓더니만 이내 다시 바다로 길을 재촉합니다. 이런 배들이 수도없이 드나드는 이 공판장 옆에 제주도에서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점인 물항식당이 있습니다. 물회종류와 고등어, 갈치조림이 이집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 물회 한그릇 먹고 나왔습니다.

어느덧 해가 또다시 뺨을 때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 7시 10분에 제주를 출발해 부산에 다음날 아침 7시에 도착하는 설봉호를 타기로 합니다. 이 배는 원래 금강산 관광용 배라서 배가 아주 크고 시설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바이크를 배에 실을때는 배가 요동칠때 넘어가지 않도록 묶어주는 타이다운 과정을 지켜서서 잘 살펴봐야 바이크가 상하지 않습니다.

떠나며 바라본 제주항입니다. 제주에서 지낸 6일은 무척이나 즐거웠고 기억에 남습니다. 열심히 제주 구석구석을 돌아보려 했지만 아직도 못가본 곳이 많고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의 모습을 보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기회가 된다면 겨울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슴 한켠에 꾸욱 눌러 담으며 제주항을 떠나 부산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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