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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11
    미칠듯이 푸르른 하늘, 그리고 헌인릉 (2)
비가 한번 오고 나더니 날씨가 선선하다 못해 다소 춥게 느껴질 정도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찌는듯한 뙤약볕 아래서 땀 뻘뻘 흘리며 동해안 해안도로를 달리던 것이 불과 일주일쯤 전인데 갑자기 변해버린 날씨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지네요. 요즘 일이 하나 들어와서 밤을 새던중 창밖에 날이 밝아오는데 완전히 사람을 홀려버릴 듯한 멋진 하늘이 펼쳐지네요. 전국일주후 더욱 증세가 심해진 도화살이 하늘끝까지 뻗쳐버려 결국 오후에 바이크를 타고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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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가진 못하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몸으론 바람을 맞고 귀로는 바이크의 머플러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양재역을 지나 성남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곳, 바로 헌인릉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잡지사를 할때 마감 증후군에 의한 폐인모드가 극에 달하면 종종 찾던 곳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근 5~6년 만에 다시 찾은 것 같습니다. 헌인릉은 헌릉과 인릉을 합쳐 부르는 말로 헌릉은 조선 3대임금이신 태종과 원경왕후를, 인릉은 조선 제23대 순조임금과 순원왕후를 모신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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릉에 들어서면 먼저 정자각과 비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사를 모시는 정자각은 댓돌마당이 있는 열린공간이며 시원하고도 기품있는 맞배지붕에 방풍널이 둘러쳐져서 위엄을 자랑하며 옆의 비각은 훌쩍 날아갈 듯한 팔작지붕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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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법도에 의해 만들어진 집이라서 평방위에 공포를 많이 쌓지 않은, 즉 필요없는 사치를 부리지 않으면서도 기품있어 뵈는 조선시대 궁중 건축물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사면 어느방향에서 봐도 주변 산세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우리 전통 건축물은 제가 항상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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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칠이 되어 있는 방풍널입니다. 맞배기와 지붕과 더불어 이 집의 듬직한 멋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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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루와 추녀마루의 잡상들입니다. 액을 쫒는 의미로 흙을 구워만든 원숭이를 비롯한 동물들의 상을 세웁니다. 막새기와는 궁에서만 사용하는 용과 봉이 새겨진 기와가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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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우리 한옥에서 가장 좋아하는 요소중의 하나가 바로 문과 창입니다. 격자문살의 지극한 아름다움은 르네상스 시대의 휘황찬란한 문과는 다른 의미에서의 아름다움을 선사해 줍니다. 문고리를 걸어 놓은 전통 자물쇠의 투박하고도 튼실한 맛이 그리 좋을 수 없어서 한참을 바라보고 만지작 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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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서민들의 살림집은 꾸불꾸불 제멋대로의 능청스런 서까래가 맛이지만, 궁의 건축은 그와는 다릅니다. 엄격한 격식과 형식미 속에서 쌀짝 살짝 빈틈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조상들이 보여주는 격식과 절제, 여백의 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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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왔을때는 소나무 가지를 툭툭 잘라 만든 계단이어서 상당히 운치가 있었는데, 최근에 계단 보강대를 교체한 모양입니다. 능으로 올라가는 길이 눈을 참 즐겁게 해주었더랬는데, 그 맛이 좀 덜해졌습니다. 그래도 병풍처럼 늘어선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정취는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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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릉입니다. 나란히 모셔진 태종과 원경왕후의 능은 최근 제한적으로나마 일반인들의 관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봉분을 둘러싸고 양과 호랑이, 말의 형상을 한 석물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 역시 액을 쫒는 의미입니다. 상석 앞으로는 문신석과 무인석이 든든하게 임금을 호위하고 있는데, 조선 초기 양식인 헌릉과 후기에 해당되는 인릉의 석물을 비교해 보는 것 역시 헌인릉을 돌아보는 방법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헌릉의 무인석은 고려시대의 갑옷 양식을 미뤄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복식은 원주(투구)에 미늘형의 명광개, 또는 호애갑을 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굴의 묘사가 형식적이지 않고 상당히 현실적인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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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석의 뒷모습입니다. 허리를 보호하는 갑상을 차고 있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며 투구의 근철장식도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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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라고 해서 무덤만 덩그러니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다릅니다. 배수를 위한 작은 도랑길은 그 자체로 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보이는듯 보이지 않게 흐르는 물에 비치는 하늘은 한손으로 퍼내고 싶을 정도로 푸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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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도 여름의 끝자락을 못잊어 하는 태양의 따가움을 다 막아주진 못합니다. 나무와 나무틈을 비집고 들어오며 빛의 길을 내는가 하면 어떤 벌레의 배를 채워줬을 나뭇잎의 벌레먹은 구멍 사이로도 어김없이 햇살은 그 눈부신 광채로 쏟아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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