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ang,s Life
발자국 도둑 다녀가시다 - 삼청동의 첫눈.
serang
2007. 11. 21. 06:31

그랬습니다.
제가 있는 삼청동에, 도둑님이 다녀가셨습니다.
어찌나 실력이 좋은지 사르락~ 사르락~
들릴듯 말듯한 소리만 내곤 쥐도새도 모르게 다녀갑니다.
다행입니다.
그 자그마한 소리를 들어버려서요.
살포시 문을 열고 나가니 차가운 솜덩어리들이 얼굴을 적십니다.
한발짝 한발짝 도둑님을 찾아 나섭니다.
어찌나 민첩한지 방금전에 찍은 내 발자국을 이내 차가운 솜털로 덮어버립니다.
마음이 슬픈 도둑님이 밤새 눈꽃을 피우곤 도망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