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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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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itary'에 해당되는 글 27건

  1. 2010.11.24
    힘은 그 힘을 주체할 수 있을때만 당신에게 허락된다. 5
  2. 2010.04.17
    Remember 772. 1
  3. 2007.11.21
    세 남자의 여행기 Part.2 - 거제도 포로수용소 박물관 2
  4. 2007.11.20
    세 남자의 여행기 Part.1 - 사천 항공 우주 박물관
  5. 2007.06.25
    한국전쟁 국군 복장및 장비 4
  6. 2007.06.25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 이우근의 편지. 6
  7. 2007.01.14
    WW2 US Paratroopers 101st Div. 'Screeming Eagles' 506 PRI. E-Co. 5
  8. 2007.01.06
    Memorial Lighter 2
  9. 2006.11.18
    Then & Now... 3
  10. 2006.06.10
    동해를 지키는 심해어 - 손원일함 진수! 2
  11. 2006.06.08
    실종된 F-15K 5번기 조종사들의 명복을 빕니다. 4
  12. 2006.05.19
    전투후의 휴식... 4
  13. 2006.05.16
    러시아의 승전 62주년 기념 리인액트먼트 4
  14. 2006.03.10
    6개의 철모들... 3
  15. 2005.10.07
    빗속을 뚫고 도착한 F-15K! 1
  16. 2005.09.15
    쿠웨이트의 전차무덤. 4
  17. 2005.08.10
    조선전역해전도의 비밀! 명량해전이 아닌 칠천량이다. 6
  18. 2005.06.16
    산을 이루다 1
  19. 2005.06.15
    한국전쟁의 국군 기장들... 1
  20. 2005.05.17
    조선전역해전도 취재에 성공하다! 3
**** 이글은 제가 활동하는 한 모형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옮겨 적은 것입니다. ****


오늘 뉴스들과 이곳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군시절, 오늘과 비슷한 기분을 느낀적이 몇번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김일성 사망때였습니다.
마침 전 그 전날 휴가를 나와 집에 있었죠.
갑자기 집 전화가 울리고 부대로 즉시복귀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 청주에 있는 공군 전투비행단에 복무중이었는데, 정문초입부터 분위기가 살벌하더군요.
정신없이 전투군장과 실탄을 지급받고 근무에 투입되기위해 공군부대의 메인 직선도로에 접어들자 2Km에 가까운 그 길 양옆으로 항공기 연료들과 평소에는 보기 힘들었던 실전용 폭탄과 미사일, 각종 포트, 발칸포탄이 끝도없이 나와 있더군요.

머리속에서는 북한 특작부대의 침투대비태세 절차를 떠올리며 얼굴에 위장을 칠했습니다.
책에서, 영화에서, 다큐에서 봤던 그날...
전쟁이 일어나는 바로 그 첫날이 바로 이런거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여기 MMZ에 모여있는 분들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기자들보다도 전쟁 역사나 무기체계, 그리고 그 무기들의 위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실겁니다.
K-9 자주포는 우리가 모형으로 즐기는 프라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놈입니다.
KF-16, F-15K 역시 그저 멋지게 생긴 비행기가 아닙니다.
그 기계들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때 그들은 모두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전투병기들입니다.
북한군의 무기들도 마찬가지지요.

군대는, 무기는... 그리고 '힘'은,
그 힘을 주체할 수 있을때만 그 힘을 '빌려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허락된다고 전 생각합니다.
힘을 다루는 사람들이 힘을 주체하지 못하게 되었을땐 사람은 남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힘만이 남게 되지요.
군대와 무기는 전투와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을때 가장 아름답고 믿음직한 법입니다.
일단 전투와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에게 남을 것은 거의 없습니다.

국지적인 전투는 언제라도 일어나고 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전쟁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만약, 정말로 전쟁을 피할 수 없어서 일단 시작된다면...
그때는 이겨야 합니다.
전쟁의 패자에게 허락되는 내일이란 없습니다.
일단 전쟁이 나면, 내가 죽더라도 전쟁에는 이겨야 합니다.
내가 죽더라도 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전쟁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직은 죽을 준비가 안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은 불씨 하나로도 얼마든지 삽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전쟁만큼은 피하고 싶습니다.

산화한 두 장병의 평온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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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해군장병 여러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당신들의 자랑스러운 서해바다에서 고이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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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첫번째 목적지였던 사천 항공 우주 박물관을 관람한 우리는 두번째 목적지인 거제도로 향한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포로들을 수용했고, 반공포로의 석방과 사상전향을 거부한 포로들의 폭동으로 '또다른 전선'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던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들리기로 한 것이다.
입구광장에는 거대한 상징 조형물이 서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다지 가슴에 와닿는 조형물은 아니다.
리얼리즘적인 동상을 세우고 싶었다면 좀더 사실적이고 처절하게, 그게 아니라면 좀더 함축적이고 예술적 감성을 담아 조형물을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 남자의 여행기는 여전히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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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코앞에 둔 지난주 목요일 밤, 세 남자가 모여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내가 말을 꺼냈다.
"우리 여행이나 갈까? 사천 박물관에 있다는 쎈츄리온이랑 T-34보러. 어때?"
평소 각자 일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모형제작이라는 공통점과 각기 살아가는 인생이야기를 하기 좋아해서 뜻이 맞던 우리는 내 뜬금없는 말에 일제히 눈을 반짝이며 쳐다본다.
"갈까?" - 나.
"가지 뭐." - J씨.(전 A모형사 근무. 현재 의류업을 하며 중국 광저우 거주중) 
"좋다, 가자!" - S씨.(영상/음반업계 종사자)
다음날인 금요일 저녁, 우리는 번잡한 여행준비나 계획도 없이 그저 몸만 밴 한대에 싣고 서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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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KAI-한국 항공 산업(주) 사옥 옆에 위치한 항공우주 박물관은 1990년대 말에 생긴 신생 박물관으로 과거 여의도 안보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던 전시물의 일부와 자체적으로 마련한 전시물이 합쳐져 생겨난 군사관련 박물관으로, 전반적인 전시물의 수준은 미미하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 전시물 몇점이 포함되어 있어 전문가들에게는 나름대로의 관심을 끄는 장소다. 

이른 아침부터 세명의 시커먼 사내들이 박물관 앞에 나타나자 매점 아주머니가 신기한듯 물어온다. 

"여기 박물관 보러 왔쓰예?" 

내려오며 우리끼리 했던 "아마 서울에서 사천까지 탱크 한대 보러 내려가는 사람들은 우리밖에 없을꺼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질문이 아닌가.


세 남자의 삼일간 남해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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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군복 군장 콜렉션들중 한국전쟁 당시 국군 하사관의 복장과 장비를 착용한 제 모습입니다.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 모델이었던 제 마음만큼은 50여년 전의 한 젊은 병사의 마음으로 돌아가 촬영에 임했던 기억이 나서 올려봅니다. 한국전쟁에 관련된 복장과 장비들은 제 개인 콜렉션이고 총기류는 전쟁기념관의 협조하에 촬영했습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국군복장의 기본자료로 활용된 사진이기도 합니다.
한국전쟁 발발 57주년... 1950년 당시에는 젊고 패기넘치며 자신의 모든 것을 국가의 명령에 걸었을, 걔중에는 이미 망자가 되시거나 혹은 지금도 후미진 골목길 작은 구멍가게의 평상에 앉아 탁배기 한사발에 눈시울이 젖어들고 계실 이땅의 수많은 어른들께 바칩니다.

한국전쟁은 '동족상잔의 비극'따위가 아닙니다.
서구의 사상과 이념의 대립이 몰고 온,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 남아야만 했던 힘없는 약소국이 치룬 혹독한 생존의 댓가입니다. 그로인한 분단과 상처가 아직까지도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그 상처가 아무는 날에 대한 희망으로 우리 어른들은 하루하루를 살아왔습니다.
6월 25일은 그저 막연한 '동족상잔의 비극이 있던 날' 정도가 아닌, 진정으로 참전자분들을 존중하고 대우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2000년 6월 25일, 한국전쟁 5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정부는 참전자분들께 태극기 한장씩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평생 참전자분들이 제대로 대접 받은 일은 없었습니다. 연금도 잘 안나왔고 훈장도 공식적으로 인정을 잘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놓고 달랑 태극기 한장입니다. 안주는 것 보다는 낫겠지요. 그러나...
참전자들이 참전 뱃지나 훈장을 달고 식당에 들어가면 귀빈석이나 예약석을 흔쾌히 내주는 서구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우리 정부의, 우리 사회의 참전자분들에 대한 대우는 완전히 바닥수준입니다.
결코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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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수집을 한 이래 가장 좋아하는 군복과 군장이 바로 2차대전 중의 미군 공수부대들의 복장과 장비입니다.
한창 이 장비들을 수집하던 가운데 등장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더욱 제 수집욕을 불타오르게 했고, 마침내 BOB(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나올 즈음에는 그들과 똑같은 장비를 온몸에 걸친채 영화를 보며 완벽한 감정 이입을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국내에 이 드라마가 소개되기 한참 전, 미국에서 이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한국 HBO에 드라마 방영요구를 하기도 하고, 마침내 그것이 받아들여져 국내에서 이 드라마가 방영되었을때의 기쁨은 사뭇 즐거운 추억입니다.
뿐만 아니라 훗날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출시된 초호화판 DVD세트인 'BOB 밀리터리 에디션'을 기획하고 제작한 일은 제겐 무척 자랑스럽고 뿌듯한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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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 드라마의 720P HD판을 구해 다시 보며 지난 기억과 추억들이 떠올라 예전 사진들을 모아 만들어 본 이미지들입니다.
BOB의 홍보용 스틸에 같은 복장과 장비를 착용한 제 사진을 합성해 넣은 거죠.
수년이 지난 지금도 이 BOB만한 걸작은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러닝 커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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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수집한 이 라이터는 사연이 깊은 라이터다. 1950년에 한국에 KMAG(주한 군사 고문단)으로 복무한 미군 대위 Robert M. Ballard씨로부터 직접 구입한 라이터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당시 KMAG 장교 오찬 모임에서 받게된 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상태로 케이스와 함께 보관하고 있었으니 이제 장장 57년이 된 물건이다. 이 라이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라이터 수집을 하게 된 물건이기도 하다. 앞쪽에 한국 근무를 뜻하는 KOREA 명문과 KMAG의 마크를 칠보기법으로 만든 DI 메달이 붙어있어 아름다운 라이터다.


KMAG라이터는 Clearcut사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에는 Zippo외에도 많은 지포형 라이터가 만들어졌는데, Clearcut 역시 그중 하나다. 오른쪽의 맹호부대 라이터는 Zippo사에서 제작된 것.

베트남 파병 당시 맹호부대의 최우길 중위에게 주월사령관 이세호 중장이 증정한 라이터. 일반적으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기념 라이터는 상당히 많지만 대량생산되어 PX에서도 팔던 라이터와는 달리 이것은 현지에서 직접 각인을 해서 주문제작한 물건으로 희소성이 높은 것이다. 베트남전 기념 라이터들중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물건이며, 두 라이터 모두 실제로 작동이 가능해서 요즘도 종종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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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작전중 가장 빛나는 작전이자 수많은 젊은 생명들이 해변의 모래알 처럼 죽어나가야만 했던 작전. 노르망디 상륙이 성공하고 날이 밝은뒤 본격적인 후속부대들의 상륙이 진행되던 당시 촬영된 이 기록사진에서는 오마하 해변의 참혹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당시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은 푸른빛이 아닌 붉은 물결이 넘실대는 죽음의 바다였다.

그랬던 그곳이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치도록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되어 있다. 1944년의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것은 똑같지만 당시에는 독일군의 MG-42 기관총이 뿜어내는 총알이 빗발치고 있었고, 지금은 작렬하는 태양이 모래알에 반사되어 빛나는 차이가 있을뿐...

이곳은 상륙작전 당시 레인저(Rangers) 대원들이 교두보 확보를 위해 로프 하나에 의지한채 기어올랐던 절벽이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톰 행크스가 바로 이 2nd Rangers 소속으로 등장하는데, 해안으로 상륙한 영화속의 톰 행크스와는 달리 실제 레인저 대원들은 이 절벽을 기어올랐던 것이다.

자연은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는다.
오직 이런저런 Ism과 종교, 물질, 욕심에 의해 서로를 시기하고 전쟁을 불사하는 인간들이 변해왔을뿐...
정작 1944년의 노르망디 역시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찬란한 햇살과 푸른바다, 그리고 조각해놓은 듯 절경의 절벽이 서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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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형의 디젤 잠수함인 장보고급(209급) 잠수함만을 운용해오던 한국 해군에 보다 크고 강력하며 잠항능력이 강화된 214급 잠수함의 1번함인 손원일함이 진수식을 가졌다.
손원일 함은 대한민국 해군 창설의 주역인 손원일 제독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으며, 기존의 209급이 축전지 충전을 위해 수일에 한번씩은 부상을 해야했던 것에 비해 214급은 2주간의 잠항이 가능해 작전능력이 훨씬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잠수함의 생명은 적 함선이나 항공기에 들키지 않고 이동하는 것이 생명이기 때문에 이번 잠항능력의 향상은 실질적인 잠수함 작전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데다가 주변국들에 비해 해군력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잠수함 작전 능력은 대단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특히 림팩훈련에서 기함인 항공모함을 포함한 1개 함대를 전멸시키다시피 했던 한국 해군 잠수함 작전능력을 감안하면 이번 214급 잠수함의 진수소식은 우리 해군력 증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손원일함은 진수후 실질적인 전력화 작업을 거쳐 2007년 부터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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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급작스러운 뉴스로 동해 상공을 야간 훈련 비행중이던F-15K 5번기가 실종되었다고 한다.
공군과 뉴스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45분께 대구기지를 이륙, 3기 1개 편대로 요격훈련을 실시하던중 코드레터 005번 기체가 8시20분경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렇게 정상적인 비행이 유지되다가 갑자기 교신과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경우는 두가지 밖엔 없다.

1. 기체 이상 또는 결함으로 인한 추락 또는 공중 폭발.
2. Vertigo(공지착각)에 의한 추락.

흔히 사고후 가장 많이 의심받는 것은 기체결함과 '정비불량'을 꼽지만, 내 군 경험상 대한민국 공군에서 정비불량으로 기체가 고장나고 추락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요즘은 그렇지 않겠지만 예전에는 항공기 추락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 불행히도 죄없는 정비담당 기장이나 병사들이 뒤집어 쓰고 영창을 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전투기를 병사 수백명 보다 더 아끼는 한국공군의 분위기를 보건데, 갓 들여온 최첨단 새 전투기의 정비불량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번인 기체결함은 상당히 의심스러운 요인이긴 하다.
아무리 새 기체라 하더라도 결함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고, F-15K의 경우 자잘한 결함들이 이미 지적을 받고 발견이 된 바가 있다. 그러나 이런 제조상의 결함은 비단 F-15K뿐만 아니라 어느 항공기에나 거의 필연적으로 따라 다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고가 이 '기체결함'때문이길 애타게 빌고 있다.(조종사나 정비사들의 잘못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어 어느누구도 영창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다가 한국공군은 이를 빌미로 보잉에 보다 많은 것을 요구하고 받아낼 수 있다. 유가족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도 이쪽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2번이 사고의 원인이 아니길 간절히 빌지만, 실제 공군에서 발생하는 실종사고의 대부분이 이 Vertigo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암울하다.
공지착각은 말 그대로 하늘과 바다(또는 육지)를 착각해서 조종사는 하늘로 상승한다고 생각하고 조종간을 당기지만 실제로는 기체가 횡전한 상태여서 바다나 육지로 곤두박질 치는 상황을 말하는 전문용어이다.
실제로 하늘에서 보면 의외로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하고 여기에 복잡한 공중기동을 하다보면 하늘과 땅의 구분이 모호해지기도 쉽다. 일반인들이라면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조종사들은 이를 위해 수없이 반복되고 다양한 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하도록 만들어진다.
다만, 이런 Vertigo는 의외로 베테랑 조종사들에게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은데, 이것은 바로 베테랑 조종사들이 자신의 비행경력과 육감을 지나치게 믿는데에서 나오는 것이다.
비행기의 계기가 분명 파잇럿의 머리 윗쪽이 땅이라는 것(즉, 배면비행중)을 가르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종사는 자신이 조작한 비행기록을 믿으며 계기가 고장이 난 것이라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고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가 야간 비행을 하고 있을때에는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계기와 자신의 육감밖엔 없는데, 바로 여기에서 오히려 신참 파일럿들은 계기를 믿지만 고참들은 기계를 믿기보다는 자신의 감을 믿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현재까지 발표내용으로 보아 실종직전까지 기체의 이상을 알리는 별다른 교신내용이 없었던 것(즉, 기체이상이나 정비불량으로 인한 트러블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그리고 Ejection(비상탈출)의 징후가 없는 것으로 공지착각이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아마 지금쯤 중부지방 모 기지에서 발진한 Rescue(탐색구조전대) 소속의 HH-47 치누크와 HH-60 헬리콥터는 포항 앞바다를 서칭하고 있을 것이고 구조대원들 역시 IBS 보트등으로 수면을 탐색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추락지점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발견하면 차가운 바닷속으로 또 다이빙 해서 수색을 하겠지...

만일 사고의 원인이 Vertigo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가 난다면 당장 그 비행단은 초상집이 되어 버린다.
나 역시 공군 출신인데다가 과거 비행단 근무시절 F-4팬텀이 한해에 두대나 떨어지는 사고를 겪은바 있어서 지금 비행단의 분위기가 어떨지가 눈에 선하다.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비행단에서 조종사의 과실은 그 소속 비행대대와 비행단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사고 비행대대는 비행이 금지되고 동기 조종사들은 폐인에 가까와질 정도로 우울증과 비행공포증을 겪게된다.
사고 조종사가 기혼자라면 그 미망인과 어린 아이는 조만간 군인 관사에서 쫒겨나듯 이사를 해야할 것이고, 부대 체육관등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눈물을 흘리는 동료 조종사들과 1일 2교대로 뻗치기와 분향위병을 맡아 허리 디스크와 무릎통증을 이를 악물고 참아가며 종일 막대기처럼 서있어야 하는 헌병들의 한숨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대충 사고 정리가 끝나고 나면 해당 비행단은 사고에 책임을 지고 공군 작전 사령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최고 강도의 부대검열인 O.R.I가 찾아오게 된다.
O.R.I가 찾아오면 모든 근무와 훈련은 훈련소 시절보다 더 지독해지고 군인의 기본 복장과 암기사항, 정신상태, 전투훈련, 주특기 분야 검열등, 약 3개월동안 몸에서 군장들을 떼지 못하고 잘때도 전투복을 입고 자는등의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보통은 공군에 복무하는 3년동안 한번도 안겪거나 기껏해야 한번 받을까 말까한 O.R.I를 두번이나 경험했던 재수없는 군생활을 했던 나는 O.R.I라는 단어만 들어도 몸에 소름이 돋는다.

이번 사고가 결국 사망사고가 되어 버릴 경우, 지난번 원주 베이스 소속의 블랙이글 추락에 이어 F-15K의 실종까지... 원주와 대구 베이스 근무하는 공군병사들이 불쌍해진다. 물론 가장 안타까운 것은 덧없이 사라져간 전방석의 베테랑 조종사 김모 소령과 후방석의 이 대위일 것이다. 두 조종사의 무사귀환을 빌며, 만일 이미 안타까운 사고를 당해버린 것이라면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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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베트남전 단행본을 만들때의 사진이니까 2000년 아님 2001년 사진이군요.
지금 국정원이 들어선 세곡동 야산에서 이맘쯤 촬영한 사진입니다.
지금은 서로 바빠서 자주 얼굴을 못보지만 맨 오른쪽이 저, 그 옆엔 슐츠 상사, 왼쪽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맹활약중인 서 감독이군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복장을 재현하고 촬영하다가 막간에 담배 한대 입에 물고 땀을 식히는데, 날씨는 왜 그리도 좋고 숲의 공기는 어찌나 상쾌하던지... 서바이벌 게임을 안나간지도 꽤 오래전 이야기인지라 요즘은 산에서 박박 기던 때가 슬슬 그리워지네요. 간만에 군복 입고 산에서 한번 마음껏 굴러 보는 것도 좋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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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수도 키예프 근교에서 밀리터리 매니아중 리인액터들에 의한 전장 재현행사(리인액트먼트)가 열렸다. 이 사진들은 로이터 통신이 취재한 것으로, 1944년 5월 9일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을 탈환하며 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독일군을 몰아 낸 역사적인 사건을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리인액터들이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를 기념해 9일을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로 하고 있는데, 러시아 리인액터들의 활동상이 알려진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먼저 독일군 역할을 맡은 사람들의 복장이나 장비가 상당히 수준급이란 것을 알 수 있는데, 맨 앞의 무장 친위대 중위의 경우 얼굴 표정이나 자세가 아주 일품. 뒷쪽의 대원들중엔 간간히 친위대원이 아닌 스프린터 위장무늬의 판쵸를 걸친 국방군(일반 육군)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영화 에네미 앳 더 게이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잘생긴 소련군 청년의 자세는 딱 기록사진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교본과도 같은 포즈가 인상적. 소련군 병사 역할의 리인액터가 걸친 옷과 장비는 모두 2차 대전 당시의 진품으로 보이고, 반면 독일군 병사는 대부분의 장비가 모조품인 레플리카인 것이 대조적이다.(역시 러시아 지역이다 보니...)


소련군 붉은군대의 가장 무서운 점을 보여주는 한 장면. 뒷쪽에서는 독전대가 후퇴를 불허하는 가운데 적기를 나부끼며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붉은군대의 용맹은 이미 수없이 많은 전투에서 그 용맹을 증명하고 있다. 모신나강 소총으로 스모크를 걸친 무장 친위대원의 등을 노리는 대원의 액션은 이것이 리인액트의 한 장면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과격하다(저러다 진짜 찌르는거 아닌가?). 진짜 제대로 된 T-34/85의 등장과 돌격은 이 행사의 규모를 알려주는 동시에 러시아에서 펼쳐지는 리인액트의 참맛을 보여준다. 전차의 차체에 주렁주렁 매달린 보병들의 무더기를 연출하지 않은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 이 사진들을 보고나니 옷장안의 군복들을 다 꺼내 입고 나도 저 속에서 뛰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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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이사를 할때마다 내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은 그동안 수집한 군장들과 모형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 민감한 물건들을 다루거나 챙길 줄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가 직접 하나 하나 챙기고 포장을 하지 않으면 금방 상해버리고 말기 때문.

가지고 있는 철모가 워낙에 많아 이곳저곳에 나눠 놓긴 했는데, 그래도 집에만 15개가 넘지만 그중 가장 아끼는 것 6개가 바로 이것.

맨위 왼쪽이 2차대전중의 독일군 철모. 국방군의 위장무늬인 스프린터 패턴의 위장피를 씌우고 모터싸이클병들이 많이 쓰는 유리 고글을 매치.

오른쪽은 2차대전 미군 전차병 헬멧. 이건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가죽제라서 남아있는 실물이 극히 적은 레어 아이템이다.
역시 쉽게 변형되어 구하기 힘든 수지제 고글로 매치.

중간 왼쪽은 역시 2차대전중 영국 공수부대 RED DEVILS(응원단 붉은 악마랑 같은 스펠, 같은 의미이다)의 철모. 공수부대용이라서 가죽으로 된 Y자형 친스트랩이 특징이다.


오른쪽은 미군 공수부대의 철모.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로 인해 널리 알려진 101 공수사단, 506연대의 철모로 세팅되어 있다.

아래 왼쪽은 2차 대전~한국전쟁까지 이어지는 미해병대의 철모. 한국전쟁 당시 한국 해병대 역시 같은 철모를 사용했다. 정작 철모 자체보다 씌워진 위장포가 더 값진 물건.

오른쪽은 현용 공군 파일럿들의 헬멧. 이건 대량 생산품이 아니라 조종사 개개인의 머리 형태에 맞춰 만들어지는 맞춤형 헬멧이라서 그 가치가 높다. 공군 파일럿 출신인 친척형으로부터 기증받은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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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대한민국 하늘을 책임질 막중한 임무를 맡은 F-15K의 첫번째 인도분 기체가 오늘 성남공항을 통해 도착했다.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비행을 해서 안착한 F-15K는 003호기와 004호기 두대.
001호기와 002호기는 여전히 미국에서 각종 테스트에 활용되고 있어서 나중에 들어 올 예정이라고 한다.

랜딩후 행거에 들어오기 위해 유도원의 안내에 따라 택싱중인 F-15K.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를 통해 비로소 우리 공군의 전력도 슬슬 선진국 수준에 가까와지는 길에 들어서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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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친척 형이 이라크 파견근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공군 수송기 파일럿인 형이 쿠웨이트와 이라크등지를 다니며 찍어 온 사진을 보내줬는데,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이 이 전차무덤.

제1차 걸프전중 격파된 피아 장비를 한데 모아둔 곳인데, 이 사진을 보면 마치 컴퓨터 게임처럼만 보이는 전쟁이란 것이 과연 현실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생생하게 알 수 있다.
사막인지라 녹이 많이 슬지 않아서 아직까지도 전투당시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 잘 알 수 있는 모습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진을 보면 흔히 관념적으로 말하는 '전쟁의 비극'이니 '전쟁의 무상함' 같은 것 보다는 저런 전쟁을 겪고도 살아 남아 꾸준히 삶을 이어가고 있는 중동지역의 보통 사람들의 '용기와 희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PS; 올블로그에 갔더니 제 글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후끈후끈 글'의 랭킹 2위에 올라있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AND
* 이 포스팅은 이미 지난 5월 취재 직후 한번 올린 바 있지만, 최근 도깨비 뉴스의 요청에 의해 기사를 제공한 바, 책에 나간 내용중 일부 오류등을 수정하여 다시 올리는 것입니다 - 김세랑 -


화제의 임진왜란 그림, 그 정체를 풀어내다!

얼마전 인터넷상에서 일본에 있다는 「조선역해전도」라는 그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임진왜란 시기를 배경으로 조선수군과 일본수군간의 해전을 그린 이 그림은 한때 '왜의 종군화가가 그린 명량해전도'로 알려졌었고, 그 치밀한 묘사로 인해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비교의 대상이 되며 화제가 되었다.
특히 이 그림이 그간 우리가 알고 있거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던 우리 군사들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막강한 장비와 전투력을 가진 병사들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었는데, 바로 그 점이 내게는 오히려 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본지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본 기자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전통군사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거북배와 판옥선, 이순신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는데, 이 그림은 그동안 공부해온 본 기자의 생각과 일치하는 장면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이 그림이 화제가 될 당시에는 그 화질이 선명치 않고 그 진위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던 바, 본 기자는 일단 이 그림의 진위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고, 이 그림의 소재에 관해 인터넷에서 얻은 단편적인 기초정보는 이 그림이 일본의 아오키 화랑이라는 곳에 소장되어 있다는 것과 과거 KBS의 역사스페셜 코너에 잠시 등장한 바 있다는 것.
이 한가지 단서를 가지고 한국과 일본에 이 그림의 존재를 수소문한지 이틀째, 마침내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는 일본의 아오키 화랑(일본에는 같은 이름의 화랑이 무지 많았다)과 전화통화가 되어 그림의 존재를 확인했고, 곧바로 일본으로 날아가 지난 5월 14일에 마침내 이 그림을 직접 만지고 볼 수 있었다.


일본에 도착하자 마자 도쿄 시내로 도착해 미리 적어놓은 주소를 가지고 찾아간 아오키 갤러리는 도쿄 시내중에서도 가장 번화가라 할 수 있는 긴자 거리 한가운데 있었다.
건물의 2층에 위치한 갤러리는 언뜻 이 그림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현대적인 그림 위주로 채워져 있었고, 주인이신 아오키씨는 백발이 성성한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이셨다.
기자를 보자마자 먼곳에서 이 그림 한점을 보기위해 찾아온 것에 대해 고맙다며 손을 잡아 끈다.
정작 그림은 이 갤러리에 있지 않다며 버스에 올라 도쿄베이를 지나 한 20분쯤 달렸을까?
마침내 한 빌딩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전체가 창고로 된 이 건물의 작은 방 하나가 바로 조선전역해전도가 보관되어 있는 곳이었다.

종이와 비단으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보관용 상자를 열자 두폭으로 접혀진 병풍형의 그림이 나온다.
펼쳐진 그림은 약 100호 정도의 대작으로 미술을 전공한 필자가 보기에도 상당한 수작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전통적인 일본화의 양식을 따르면서 섬세한 필치와 특유의 세밀한 묘사, 박진감 넘치는 구도등이 아마추어의 그림이나 고졸한 옛그림과는 달랐으며, 뒤에 설명하겠지만 이 그림이 겪었던 여정에 비하면 보존상태가 아주 뛰어나서 막 그려낸 듯한 생생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애초 인터넷에서는 이 그림의 진위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그림은 크기가 아주 작고 화질이 선명하지 못해서 대단히 오래된 그림처럼 보이기도 했고, 반면 옛그림 치고는 그 묘사나 기법이 너무나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 그림은 1940년 전후로 그려진 것으로 화가는 지금은 작고한 [오오타 텐요오- 太田天洋: 1884-1946]라는 유명한 일본의 역사화가이다.
그는 도쿄출신의 일본 전통화가로, 도쿄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구 문전 추천작가'로 활약했으며 주로 역사적인 소재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주로 그려 수많은 박물관에 소장되는 등, 일본에서는 그 분야의 대가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이 그림이 이토록 정밀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 자신이 뛰어난 역사전문가이었던 데다가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일본측의 조선수군과 조선 선박에 대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그려진 그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한말까지도 조선에는 전선이 일부 방치되어 남아있었는데, 이를 최초로 학술적으로 연구한 것은 일본인들이었고, 그 자료는 모두 일본으로 건너갔을뿐만 아니라 아직 제대로 공개되고 있지 않은 자료가 많다.
과거 일본 제국 해군에는 이순신 장군을 거의 신격화해서 숭배하는 전통이 있었는데, 그 정점에는 일본 해군 최고의 영웅인 도고 제독이 있다.(올해가 그의 기념비적인 러일해전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도고 제독은 생전에 자신은 이순신 제독의 발가락 끝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공언했고, 러시아와의 전투를 앞두고는 이순신에게 승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렸을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에 들어가서는 이순신의 학익진 전법과 유사한 '정자 진법'을 사용해 대승을 거둔 장본인이다.
그런 도고 제독 휘하의 일본 제국 해군은 이순신의 연구와 조선수군및 그 전술에 관한 정보수집에 열을 올린 것은 당연하고, 실제로 이 그림 역시 그런 연구와 자료를 바탕으로 그려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나 이 그림이 2차 대전중 일본 해군성의 의뢰로 그려져 일본 해군의 '수교사(해군 장교 집합소)'에 걸려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그림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무게를 짐작하고 남는다.
당시 일본군의 모든 물품과 장비들은 미군에 의해 대부분 압수되거나 전리품으로 뺏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그림은 당시 ‘야마모토 켄베에’ 대장의 초상화와 함께 도쿄의 모처로 반출되어 미군에 접수되는 것을 면했다고 한다.

작품의 정확한 이름은 [조선전역해전도: 朝鮮戰役海戰圖]이며, 일본측은 구루지마 해적(수군), 아군은 경상우도 수군이다.
애초 이 그림을 처음 인터넷 상에서 접했을때와 일본에서 처음으로 그림을 봤을때에는 '통제영 거북배'가 등장한다는 점과 전체적인 화면에서 아군의 군세가 너무도 강하고 당당해 보여서 전라좌수군, 특히 이순신 장군 좌선과의 전투모습을 그린 것이 아닌가 했는데, 우리 수군 배마다 걸려있는 기치에 정확히 '경상우도수군'이라는 명문이 써 있어서 이 그림이 명량해전 당시 ‘이순신에게 당하는 구루지마 수군’이 아니라 원균이 지휘하는 ‘경상우수군의 판옥선을 구루지마 수군이 접수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 그림은 애초 인터넷상에서 알려진 것 처럼 명량해전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원균이 거북선을 포함한 조선수군 전체를 지휘했던 시기의 유일한 전투인 ‘칠천량 패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그림은 당시의 일을 있는 그대로 그린 '종군 기록화'도, 일본에서 아무생각없이 상상력만으로 그려진 '만화같은 그림'도 아니며, 당대의 뛰어난 역사화가가 임진왜란 기간중 유일하게 일본 수군이 기를 폈던 칠천량 해전을 배경으로 자신이 알고있던 모든 '역사적 지식을 총동원해 재해석한 그림'이라고 하겠다.
그림이 그려진 의도 자체가 일본해군의 무용을 나타내기 위한 일종의 '선전화'라는 점을 굳이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 그림은 상당한 고증을 거쳐 그려진 그림이고, 반면 일본에서 그려진 만큼 아군의 묘사에 있어서는 다소 고증이 불분명한 상태로 그려진 부분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그림은 부분적인 장면의 고증정도를 떠나 대단히 뛰어난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는 분명하고, 그동안 우리쪽의 민족 기록화등에서 두리뭉실 넘어간 부분들까지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존재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01 이 그림의 소장자인 일본인 아오키씨. 그는 도쿄의 긴자에 자신의 이름을 딴 ‘아오키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작품을 소장한 이후로 작품의 배경이 된 임진왜란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이순신이란 위대한 인물을 알게 되었다고.
아울러 그는 “일본에서는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지만 일본의 해군영웅인 도고 제독이 이순신 장군을 대단히 숭배했었다”라며 이 작품의 배경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다.


02 상급 지휘관으로 보이는 장수.
지휘봉을 들고 전투를 지시하고 있다.
붉은색 두정갑에 환도와 활을 차고 있다.


03 누구라도 쉽게 화살을 연속으로 발사할 수 있는 '수노기'를 사용하는 병사들.
윗쪽에 달린 손잡이를 상하로 움직이면 화살이 발사되는 무기로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된 무기다.


04 환도를 능숙하게 다루는 환도수. 두정갑을 입고 머리에는 조선시대의 군모인 전립을 쓰고 있다.
전립에 장식이 없고 평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장수가 아닌 병졸임을 알 수 있다.


05 쇠 도리깨인 '편곤'을 사용하는 병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편곤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타격무기이다.


06 '귀면장패'를 앞세우고 화살과 화전등을 발사하는 조선군의 '사후선'.
이 배는 배의 선미쪽으로 한국배의 전통적인 키의 모습이 잘 보인다.
아울러 이 병사들은 일반적인 조선의 각궁과 화전, 수노기가 총동원 되어 당시 조선군의 화살 무기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실제로 이들이 쏜 화살의 종류도 각기 다른 것이 묘사되어 있다.(날아가는 화살과 적선에 박힌 화살을 보면 폭발하는 '화전'과 일반활에서 발사되는 '장전', 짧은 화살인 ‘애기살’이 함께 보인다. 애기살은 조선시대 궁시류중 최고의 무기라 할 수 있는 ‘편전’의 화살이자 수노기의 화살로도 쓰인다.


07 노수들 사이에서 '화전'을 활에 걸어 쏘는 병사.
일부 인터넷 상에서는 이것을 '신기전'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신기전 화살이 아니라 화약통이 달린 '화전'이다.
방패판 뒤로 등나무를 엮어 만든 둥근 방패인 등패가 보인다.
앞에 닷줄을 감아 올리는 물레가 자리하고 있다.
갑옷의 색상이 아주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당시 갑옷은 전통적인 오방색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08 검과 원방패를 사용하는 장수.
이 그림에서는 직도인 검과 환도가 뒤섞여 사용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것이 오히려 당시 실제 상황에 가깝다고 하겠다.


09 질려포통, 또는 산화포통으로 보이는 투석식 화약무기를 사용하는 조선수군.
이 그림에서는 이 장면 외에도 포통이 많이 보이며, 바로 뒤에는 요즘의 수류탄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보인다.


10 적을 찍어 걸어 올리는 '사조구'와 창을 쓰는 창수들.
이 그림에서는 흔히 삼지창이라 부르는 '당파'외에도 다양한 창이 등장한다.
아울러 이 그림에서는 갑주를 완전히 다 갖추지 않았어도 대부분 장비를 갖춘 것이 보인다.


11 그림의 왼쪽 구석에는 통제영 거북배의 모습이 보인다.
전반적으로 전란 당시의 고증에 충실한 것으로, 등판에 장갑이 되어 있지 않은 대신 무수한 창칼이 솟아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선체 아랫쪽에는 귀면을 그려넣은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
게다가 이 그림에서는 판옥선에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귀면이 부조의 형태로 조각되어 있고 거북배에는 좀더 입체적인 용두가 달려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2 이 총통 그림은 판옥선에 탑재되어 있는 것인데, 그림에서는 인물들의 활동상에 촛점을 맞추느라 정작 총통은 2문 밖에 묘사되어 있지 않다. 이 그림의 화포는 왜그런지 모두 불랑기포가 장착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눈에 띄는 것은 총통을 동차에 고정해 사용한 것으로 묘사하는 한국측의 통념과는 달리 모두 화포를 지지대에 거치해 사용하고 있다.(고정식 거치대를 사용했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지만, 모든 화포가 고정식 거치대에서 운용된 것은 아니었다)
불랑기포는 당시 조선군에 의해 사용되기는 했지만, 전선에 탑재된 총통은 이미 기록에도 나와있듯이 천.지.현.황의 총통이 일반적이었다.


13 일본의 배는 당시 일본수군의 주력선이라 할 수 있는 '세키부네'로, 대장급들이 타는 기함이자 판옥선과 비슷한 급인 '아다케' 보다는 작은 배이다.
그 크기는 판옥선의 2/3에 채 미치질 못해 당시 판옥선이 얼마나 튼튼한 무적의 함선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실제 판옥선중 큰 것은 30미터를 넘었고, 배 자체도 아주 두꺼운 판재를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배로 들이 받는 공격을 포함한 일본의 어떤 공격으로도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없는 무적의 전함이었기에 당시 일본 수군들은 판옥선을 ‘바다의 성채’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14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판옥선의 선수부분의 모습.
방패판에 귀면이 그려져 강력한 분위기를 풍긴다.
눈여겨 볼 것은 포혈이 윗쪽 방패판 뿐만 아니라 1층에도 뚫려있는데, 이것 역시 국내에서도 최근 힘을 얻어 가고 있는 학설로, 실제로 화포는 1, 2층 모두에서 운용 가능했을 것이란 것이다.
사다리를 걸고 배로 오르려고 하는 일본군과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조선수군의 모습이 생생하다.
이 판옥선에는 특이하게 1층과 2층 갑판 사이에 귀면을 부조형태로 달고 있는 것으로 그려졌는데, 이와 비슷한 예로는 '수군조련진도'에 나와있는 통제영좌선이 비슷한 예라고 하겠지만 수군조련진도에 나와있는 전선들은 귀면이 모두 선체 아랫쪽인 이물비우에 달려있다.


15 아마도 전원이 전사한 것으로 보이는 조선수군의 사후선.
이 것은 배의 뒷쪽인 고물쪽으로 조선배의 특징중 하나인 큼직한 키가 잘 나타나 있다.
두자루의 낫 같이 생긴 장비가 눈에 띄는데, 이것은 창처럼 길다란 장대에 거대한 날을 단 것으로 적을 베거나 찍어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장병겸’이다. 장병겸은 한번 휘두르면 숱한 적이 당해낼 수 없었다고 한다.


16 이 세키부네에는 특이하게 화포 한 문이 장착되어 있는데, 밧줄을 이용해 공중에 매달아 놓은 상태로 운용을 해 위력이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는데, 이것 역시 고증에 충실한 표현으로 당시만 해도 일본은 화포의 적절한 운용개념이 없었다.


17 판옥선의 지휘부인 판옥누각.
바로 이때문에 판옥선이란 이름이 붙었으며, 다른 말로는 '장대'라고도 한다.
장대는 배의 후미부에 위치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장대를 전선의 한 가운데 설치해 놓은 것으로 묘사하는 우리측의 고증과 다른 부분이다.
실제로 그동안 재현된 판옥선들은 대부분 장대의 위치가 잘못되어 있어 두대의 돛대를 눕히기 어렵게 되어 있어 좀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본 기자는 개인적으로 장대는 두대의 돛 사이에 위치하되 마치 요즘의 항공모함의 아일랜드 처럼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와 같은 것은 판옥선의 개념도라 할 수 있는 「각선도본의 판옥선 그림에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18 일본에서 발행된 일본해군 역사서.
조선전역해전도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전통적인 역사서에 인용된 것만으로 보아도 이 그림이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만 그려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작가인 오오타 텐요오는 이 그림을 그릴 당시 이미 전통화 부분의 독보적인 대가였기에 일본 해군측의 다양한 자료를 참조해 그렸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취재: 김 세 랑
이 기사는 멀티매니아 호비스트에서 발행하는 월간 PLATOON과 월간 NEO에 실린 기사로 사진과 글에 대한 저작권은 [멀티매니아 호비스트 www.e-hobbist.com]와 취재기자 김세랑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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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처분한다고 했는데...

모아놓은 군복들이 산을 이룬 것 처럼 보인다.
아직 많이 처분하긴 해야 하지만, 여기 보이는 것들은 평생 가지고 갈 것들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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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있으면 한국전쟁 발발일인 6.25가 돌아온다.
예전에는 각종 반공교육 영향으로 6.25는 글짓기랑 반공 포스터를 그리는 날이었지만, 요즘은 그저 TV에서 전쟁영화 해주는 날 정도로 생각되고 있는 것같다.
우리땅에서 일어난 일인데 의외로 그 자취들이 잘 남아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전국에 수없이 많은 반공기념관이나 한국전쟁 관련 전시관들이 있지만 전시된 유물들의 내용이나 수준은 극히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생각이 난 김에 모아놓은 몇가지 한국전쟁 관련 수집품들중 각종 기장류들.

한국군의 계급장들과 병과마크, 부대마크와 모표등이다.
이중 대부분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소품제작에 활용되거나 직접 출연했던 녀석들이 많다.


요건 한국전쟁과는 관련이 별로 없지만 아끼는 부대마크및 각종 기장들.
개인적으로는 기계가 아닌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진 뷸리온(bullion)방식의 패치(위 사진에서 모표나 미8군 부대마크, 아래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패치들이 이 방식으로 제작된 것)들을 참 좋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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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터넷상에서 일본에 있다는 [조선역해전도]라는 그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순신 통제사와 일본수군 구루시마 해적간의 전투를 그린 이 그림은 그 치밀한 묘사로 인해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비교의 대상이 되며 화제가 되었다.
나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거북배와 이순신에 관해 보통 이상의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였고, 그런 내가 보기에도 이 그림이 보통 그림이 아니라는 판단에 이 작품의 정체에 대해 추적에 들어갔다.
인터넷에서 얻은 단편적인 기초정보를 가지고 한국과 일본에 수소문한지 이틀째, 마침내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는 일본의 아오키 화랑(일본에는 같은 이름의 화랑이 무지 많았다)과 전화로 통화한 뒤 곧바로 일본으로 날아갔던 지난 토요일(5월 14일), 마침내 이 그림을 직접 만지고 볼 수 있었다.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수많은 소문과 논란은 이번 취재를 통해 아마도 깨끗하게 정리될 것같다.
작품의 정확한 이름은 [조선전역해전도]이며, 일본측은 구루지마 해적(수군), 아군의 이순신의 전라좌수영 수군이다.
가운데의 대형 전선(판옥선)이 과연 이통제의 좌선(기함)인가는 그림을 좀더 면밀하게 판독해야 확실하겠지만, 일단은 전라좌수영 좌선으로 판단되며 그림의 왼쪽 상단에 있는 통제영 거북배의 기치에는 전라좌수영 산하의 거북배라는 명문이 또렷했다.

그림을 그린 화가는 지금은 작고한 [오오타 텐요오]라는 유명한 일본의 역사화가로써, 이 그림 자체는 1940년 전후로 그려진 것이다.
이 그림이 이토록 정밀할 수 있는 것은 이 작가 자신이 뛰어난 역사전문가이었던 데다가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일본측의 조선수군과 조선 선박에 대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그려진 그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한말까지도 조선에는 전선(판옥선)이 일부 방치되어 남아있었는데, 이를 최초로 학술적으로 연구한 것은 일본인들이었고, 그 자료는 모두 일본으로 건너갔을뿐만 아니라 아직 제대로 공개되고 있지 않은 자료가 많다.

과거 일본 제국 해군은 이순신 장군을 거의 신격화해서 숭배하는 전통이 있는데, 그 정점에는 일본 해군 최고의 영웅인 도고 제독이 있다.(올해가 그의 기념비적인 러일해전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도고 제독은 생전에 공공연히 자신은 이순신 제독의 발가락 끝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공언했고, 러시아 흑해함대와의 전투를 앞두고 이순신에게 승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렸을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에 들어가서는 이순신의 학익진 전법을 그대로 사용해 대승을 거둔 장본인이다.

공식적인 이 그림에 대한 정보에는 없지만, 그림의 소장자인 아오키씨께서 들려주신 비공식적인 정보로는 이 그림이 일본 해군의 의뢰하에 그려진 것같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가 이 그림을 소장하기 전에 원래 이 그림은 2차 대전중 일본 해군의 수교사(해군 장교 집합소)에 걸려있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과 그림 세부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은 [멀티매니아 호비스트]의 군사전문잡지 월간 플래툰(PLATOON) 7월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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